보험료 매년 올려도 수조원 적자…건보, 추가 인상 압박 커진다

이현정 기자
수정 2026-10-13 11:37
입력 2026-10-13 11:37
보험료율 매년 1.49% 인상 가정해도 적자
내년 보험료 동결…수가 인상에 1.2조 더 지출
국고지원 법정 기준 미달…10년간 19.5조 부족
건강보험료율을 매년 올려도 앞으로 5년간 해마다 수조 원대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망이 나왔다.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 보험료율마저 동결되면서 향후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단 전체 영업 적자는 올해 6조 9161억 원, 내년 3조 9714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후에도 2028년 4조 2971억 원, 2029년 3조 4415억 원, 2030년 3조 2932억 원 등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해마다 1.49%씩 올리고 정부의 국고 지원율도 보험료 예상 수입의 12% 수준에서 2030년 14%까지 확대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다. 보험료와 정부 지원을 함께 늘려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건강보험 사업의 자산은 올해 44조 234억 원에서 2030년 39조 3503억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병의원 등에 지급할 보험급여에 대비해 회계상 잡아 놓는 충당부채 등이 늘면서 부채는 같은 기간 18조 3031억 원에서 20조 3753억 원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자본 대비 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올해 71.2%에서 2030년 107.4%로 높아져 공단의 관리 목표인 ‘100% 이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준을 넘는다고 곧바로 급여 지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적자를 감당할 재정 여력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당장의 수입·지출 전망도 어둡다.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지난 7월 말 기준 3644억 원 적자였으며 연말에는 적자 규모가 2조 8374억 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쌓아 둔 누적 수지도 진료비 약 3개월 치에 해당하는 27조 3844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고령화와 정책 사업에 따른 지출 부담도 크다. 2024년 65세 이상 진료비는 52조 1935억 원으로 전체의 44.9%를 차지했다. 비상 진료체계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필수 의료 지원 등에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도 8조 6000억 원을 넘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법정 기준에 못 미친다. 내년 국고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약 1조 1000억 원 늘어난 13조 8000억 원이지만 보험료 예상 수입 대비 지원율은 14.4%로 법정 기준인 20%를 밑돈다. 2016~2025년 법정 기준에 미달한 지원액은 모두 19조 4531억 원에 이른다.
공단은 5년간 16조 4565억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지출 절감과 추가 수입이 예상에 못 미치면 향후 보험료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현정 기자
세줄 요약
- 보험료 인상에도 수조원대 적자 지속 전망
- 자산 감소·부채 증가로 부채비율 100% 상회
- 국고지원 미달과 고령화로 재정 압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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