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 격분한 트럼프… 왜 우편투표에 집착하나[워싱턴NOW]

임주형 기자
수정 2026-09-17 14:31
입력 2026-09-17 14:31
세줄 요약
- 대법원 판결에 트럼프 격분, 우편투표 제한 무산
- 2020년 대선 패배 기억과 바이든 유리 경험 재부각
-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당 유불리 계산에 영향 분석
제한 시 게리맨더링과 함께 중간선거 유리 관측
“이들은 내가 연방대법관으로 임명하기 위해 면접했던 이들이 아니다. 과거의 모습은 없고 껍데기만 남았다. 대법원이 급진 좌파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해 미국을 최소 100년은 후퇴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자신의 조치에 제동을 거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트루스소셜을 통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도 상호관세 부과나 출생시민권 제한 등 주요 정책이 대법원에 의해 무산된 바 있지만 비판 수위는 어느 정도 조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거침없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자신의 의도대로 우편투표가 제한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9명의 대법관 중 3명은 1기 집권기 시절 자신이 임명한 인사이기에 분노가 컸습니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직접 가지 않고 기입한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내는 우편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선 우편투표가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보다 우편투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개표 과정에서 늦게 집계된 우편투표가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몰리는 현상이 여러 경합주에서 나타났습니다. 결국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와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쳤습니다.
2기 집권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제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했습니다. 지난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우편투표 용지에 미 우정국(USPS)이 승인한 특수 봉투와 고유 바코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각 주가 우편투표 대상자 명단을 연방 시스템에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USPS가 투표용지 배송을 거부할 수도 있도록 했습니다. 비시민권자의 투표와 선거 부정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이런 조치는 무산됐습니다.
미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가 민주당에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다만 공화당이 패하더라도 민주당과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벌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저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놨기 때문입니다. 일부 주에서 선거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게리맨더링을 통해 일부 공화당 의석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설계했고, 우편투표 제한 조치도 시행되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제한 무산에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국제뉴스의 중심에는 늘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일까요. 특히 한국에게 중요한 미국 뉴스는 무엇이 있을까요. 워싱턴 현지에서 느낀 미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좀더 알기 쉽게 미국을 풀어드립니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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