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조종·사람과 격투… 휴머노이드 안전 규정 “우유 한 팩보다 적다”

곽소영 기자
수정 2026-10-13 18:03
입력 2026-10-13 18:03
사람 위해하고 범죄 악용 현실화
스미스 MS 사장 “당장 규제 필요
정부 평가 기관이 심사·승인해야”
쾰른 경찰 제공
사이버 공간에 머물던 인공지능(AI)이 휴머노이드라는 신체를 얻은 ‘피지컬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로봇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성범죄에 악용되는 일이 현실에서 나타났다. 이에 휴머노이드 범죄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책임 공방도 확대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독일 쾰른 경찰은 전날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10대 여성 청소년을 성추행하도록 조종한 혐의로 16세와 19세 남성 청소년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1.2m 크기에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을 닮은 휴머노이드는 민소매 셔츠와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휴머노이드는 당시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고 몸을 밀착하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청소년은 범죄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서 생중계했다. 경찰은 로봇과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하고 성적 모욕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로봇 조종자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기술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설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18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상 최초로 사람 대 로봇 간에 격투 경기가 열렸다. 당시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는 승인 없는 인간 대 로봇 격투기 경기는 경범죄라는 입장이었지만 주최 측은 ‘금지 규제는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탁기와 식료품점의 우유 한 팩이 AI보다 더 많은 안전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며 “도구이자 무기인 AI에 대한 규제를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AI가 통제를 벗어날 때 이를 멈추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비상 브레이크’, 흔히 ‘킬 스위치’라 불리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며 “독립적인 정부 평가 기관이 새로운 AI 기술을 심사하고 AI 제품 출시 전 외부 평가 기관의 승인이 필요한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곽소영 기자
세줄 요약
- 휴머노이드 악용 사례 확산, 안전 공백 부각
- 독일서 로봇 성추행 조종 사건, 청소년 검거
- MS, 킬 스위치·사전 심사 등 규제 강화 촉구
2026-10-14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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