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미 대사는 “소통 답답”, 李 대통령은 “굴종·사대 지양”
수정 2026-10-14 00:58
입력 2026-10-14 00:22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한미동맹은 중요하다”면서도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외교 방침은 실용적 국익외교, 대한민국은 자주적인 독립국가”라고도 강조했다. 한미 정보당국 간 이상기류로 ‘동맹 균열론’이 번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자주적 실용외교’ 노선을 천명한 셈이다.
한미동맹이 중요하다 해도 국가 간에는 이견이 있기 마련이다. 이견을 끊임없이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미 전략투자에서도 구체적 대상이나 이익회수 조건 등에서 국익 훼손이 없도록 치열하게 협상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문제는 한미 간 대북 정보를 둘러싸고 빚어진 불협화음이 쉽사리 극복될 기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12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현지 국정감사에서 “(한미 간) 정보협력이 제일 어렵다”면서 “고위급 협의는 답답할 정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자신의 올 3월 북한 평북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언급 이후 북핵 관련 정보 공유를 제한한 미국에 대해 “틀렸다”고 했다. 정보협력 이상기류가 미국 탓이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동맹은 전혀 이상 없다”는 정 장관 쪽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들린다.
‘자주’와 ‘실용’이 강다짐을 한다고 실현된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다. 현재의 미국발 위기 신호를 단순히 ‘상호 이해관계의 상충’ 정도로 받아들여서는 양국 간 마찰음이 장기화·고착화할 수 있다.
한국이 희망하는 핵추진잠수함, 원자력연료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도 양국 간 신뢰가 흔들리면 진전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양국 간 최고위급 소통과 외교안보라인 인적 쇄신을 감수하고라도 오해와 간극을 빨리 해소해야 하는 이유다. 한미 관계를 원점에서 돌아보는 냉철한 현실진단이야말로 ‘실용적 국익외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10-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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