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정거래 소송 사실상 2심제… 美는 독립 심판, 日은 3심서 다툰다[무소불위 不공정위]

조중헌 기자
수정 2026-10-14 00:05
입력 2026-10-14 00:05
韓행정소송, 고법·대법 두차례뿐
日은 자체 불복심판 폐지 후 3심제
연합뉴스
한국에서 기업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행정소송은 ‘사실상’ 2심제(고등법원·대법원)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가 1심 격이지만, 사건 조사·심판에 이은 처분이 행정 절차와 사법 절차의 경계에 있어 3심제라고 보긴 어렵다. 이런 기형적인 체계가 공정위의 불공정 제재 논란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어 심판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법무부 반독점국(DOJ)과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한다. DOJ는 직접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는다. DOJ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이후 연방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으로 이어지는 3심제를 거친다.
FTC는 한국의 공정위처럼 행정 절차를 거쳐 제재를 내린다. 하지만 내부 심판 구조는 한국과 차이가 있다. FTC 내부 기소 부서가 사건을 심의에 부치면 기관 내 독립적 신분이 보장된 ‘행정법판사’가 1심 재판관으로서 결정을 내린다. 행정법판사가 연방행정절차법에 따라 증거조사와 심문을 진행하면 이후 항소법원으로 사건이 이관된다. 심결의 독립성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구조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FTC에 준하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는 2013년 독점금지법을 개정해 공정위의 처분 후 자체 불복심판을 폐지했다. 위원회가 내린 처분에 대한 불복을 위원회가 다시 심판했던 구조를 개선한 것이다. 법안 개정 이후 일본은 도쿄지방법원을 첫 사법심사 법원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최고재판소를 거치는 3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방법원에 판사 3명 또는 5명으로 구성된 합의부를 두고 처분 전 의견 진술과 증거 열람·복사 절차도 강화했다.
공정거래 전문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13일 “한 기관에서 조사와 심의·의결을 모두 담당한다는 건 중립성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조중헌 기자
세줄 요약
- 한국 공정거래 사건, 사실상 2심제 운영
- 미국 FTC, 독립 행정법판사 1심 심리
- 일본, 자체 불복심판 폐지 후 3심제
2026-10-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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