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찾아달라” 경찰에 거듭 호소했지만…제주서 숨진 채 발견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13 21:12
입력 2026-10-13 21:07
호주서 양육권 인정받은 어머니
국내 경찰에 딸 안전 확인 요청
거듭된 호소에도 소재파악 미온적
앞선 아동학대 의심 신고도 미안내
제주서 아버지와 끝내 숨진채 발견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어머니가 딸을 찾기 위해 국내 경찰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네 살 딸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고 연합뉴스가 13일 보도했다. 유족은 앞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까지 있었는데도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8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주차된 차량에서 40대 A씨와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사고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아 우울증 약을 여러 개 처방받고 있었으며, 호주에서 아내 B씨가 제기한 이혼 소송 중 양육권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말 무작정 딸을 데리고 서울에 왔다.
B씨는 지난 3월 30일 호주에서 열린 양육권 재판에서 승소하고 강제집행을 허가받은 뒤 딸을 찾으러 한국에 왔지만, A씨는 이미 서울에서 서귀포시로 이동한 상태였다.
B씨는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고 양육권 강제집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당시 경찰이 A씨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채 영상통화만 하고 딸이 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B씨가 딸의 정확한 소재와 학대 흔적을 확인하고 아버지와 분리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 뒤에야 경찰은 같은 달 A씨와 딸을 파출소로 불러 신변을 확인했다.
이후 여러 사정 때문에 호주로 돌아간 B씨는 대사관을 통해 관계기관에 딸의 소재와 안전을 계속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3월 22일 A씨를 상대로 “아이가 계속 운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서귀포시와 함께 두 차례 현장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4월 한국에서 실종신고를 냈을 당시 경찰에게선 듣지 못한 내용이었다.
그러던 중 B씨는 지난 2일 A씨가 딸이 다니던 서귀포시의 한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가게 돼 더는 등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B씨는 즉시 호주 대사관을 통해 현지 법원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고, 이튿날인 3일 열린 재판에서 딸의 여권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아 아이의 출국을 막았다.
또 B씨는 제주경찰청에 아이의 소재 파악과 안전 조치를 요청했다. 당시 B씨는 A씨가 정신건강 문제로 처방받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고 있으며, 딸과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아이가 걱정된다고 알렸지만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지 하루가 지난 13일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B씨는 13일 경찰 조사에서 과거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실을 왜 알려주지 않았는지 묻자 “확인을 안 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동학대 의심 접수 후 현장조사를 거친 뒤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었냐”며 “타국에서 매일 관계 기관에 연락했고 경찰에 사정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추후 관련 내용을 정리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세줄 요약
- 호주 법원 양육권 인정 뒤 한국서 실종·수색
- 경찰에 반복 요청했으나 제주 차량서 사망 발견
- 아동학대 의심 신고·현장조사 미고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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