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의심 신고하며 호주서 엄마는 호소했지만… 4살 딸은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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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3 21:16
입력 2026-10-13 19:47

호주 법원서 양육권 인정받은 엄마
아이 소재 파악부터 안전 조치까지 거듭 요청
경찰, 아빠 정신건강문제 알고도 안일한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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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6시 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A씨와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 강동삼 기자
지난 12일 오후 6시 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A씨와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 강동삼 기자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어머니가 한국에 머물던 네 살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거듭 요청했지만, 아이는 끝내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아동학대 의심 신고 이력과 출국 시도 정황까지 있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응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A씨와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23분쯤 현장에 도착해 확인 결과 차량에서 부녀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인계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우울증 약을 여러 개 처방받고 있었다. 호주에서 아내 B씨와 이혼 및 양육권 소송을 벌이던 중 지난해 10월 말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왔고, 이후 제주 서귀포시에 머물렀다.

지난 3월 30일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고 강제집행 허가를 받은 B씨는 아이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그러나 A씨가 서귀포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B씨는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고 양육권 강제집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채 영상통화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딸이 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하는 데 그쳤다고 B씨는 주장했다. B씨가 아이의 소재 파악과 학대 흔적 확인, 아버지와의 분리 등을 거듭 요구한 뒤에야 경찰은 A씨와 딸을 파출소로 불러 신변을 확인했다.

B씨는 이후 호주로 돌아간 뒤에도 대사관을 통해 아이의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22일 A씨를 대상으로 ‘아이가 계속 운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서귀포시가 두 차례 현장 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B씨는 실종신고 당시 경찰이 이 같은 신고 이력을 알리지 않았으며, 관련 결과보고서도 작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딸의 안전을 우려할 만한 정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B씨는 지난 2일 A씨가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가게 돼 더는 등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즉시 호주 대사관을 통해 현지 법원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고, 이튿날 재판에서 딸의 여권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아 출국을 막았다.

B씨는 제주경찰청에도 A씨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미국 출국을 언급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딸이 걱정된다며 소재 파악과 안전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참변이 발생하기 전까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왜 3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실을 실종신고 당시 안내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경찰로부터 ‘확인을 안 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타국에서 매일 관계 기관에 연락하고 경찰에 사정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호주 법원 양육권 인정 뒤 안전 요청 이어짐
  • 아동학대 의심 신고·출국 시도 정황 뒤늦게 확인
  • 경찰 대응 적절성 두고 논란과 유족 호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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