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근육으로 걷고 촉각까지 갖춘 딱정벌레 로봇 나왔다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13 18:30
입력 2026-10-13 18:30
세줄 요약
- 딱정벌레 모사 소프트 로봇 비틀봇 개발
- 인공 근육·카메라·압력 센서 결합 구현
- 원격 탐사·물체 회수 활용 가능성 제시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싱가포르 난양공과대(NTU) 공동 연구팀은 딱정벌레를 모사한 소형 소프트 로봇에 인공 근육, 카메라, 촉각 센서를 결합한 ‘비틀봇’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사람은 물체를 잡을 때 눈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손끝 감각으로 접촉 상태를 살핀다. 로봇도 주변 상황에 맞춰 작업하기 위해서는 동작 기능과 감지 기능이 연결돼야 한다. 그러나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하는 소프트 로봇에는 구동, 감지, 제어 기능이 따로 구현되거나 복잡한 장치를 사용해 크기를 작게 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딱정벌레의 다리 근육, 관절 움직임의 관계를 분석하고 비틀봇의 인공 근육 배치와 다리 구조에 반영했다. 열을 받으면 수축하는 고분자 소재인 액정탄성체(LCE)를 3D 프린팅해 인공 근육을 제작하고 전기로 열을 발생하는 구동 모듈을 결합했다. 각 부위의 인공 근육을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작동 순서를 조절해 전진과 방향 전환 움직임도 구현했다. 또 딱정벌레가 먹이를 붙잡는 데 사용하는 집게 모양의 큰턱을 본떠 부드러운 로봇 집게인 소프트 그리퍼를 만들고 여기에 인공 근육, 압력 센서를 결합해 물체를 잡고 접촉 상태를 감지하도록 했다.
인공 근육이 수축하면 집게가 움직여 물체를 잡고 압력 센서는 물체와 접촉할 때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하며 물체가 센서를 누르면 내부 전극 사이의 간격과 전기적 특성이 달라지는 원리로 접촉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로봇 조종은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전기저항이 달라지는 신축성 센서 패치를 사용했다. 손가락을 굽혀 패치가 늘어나면 내부의 탄소 나노튜브의 전도 경로가 변해 저항 신호가 달라지는데 이 신호를 전진, 좌회전, 우회전, 물체 집기 네 가지 명령으로 구분하고 블루투스로 비틀봇에 전달해 해당 동작을 수행하도록 했다.
사용자는 로봇 탑재 소형 카메라로 주변 영상을 확인하고 집게의 압력 센서가 보내는 정보로 물체와 접촉 상태를 살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동작을 결정해 손가락 움직임으로 명령을 보낸다. 사용자 명령이 로봇에 전달되고 로봇 감지 정보가 다시 사용자에게 돌아오는 양방향 피드백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비틀봇이 장애물을 피해 목표 물체에 접근하고 물체를 잡아 운반하는 작업을 시연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프트 로봇 기술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에서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작은 물체를 회수하는 환경 탐사, 산업 설비 점검 등에 활용되는 원격 작업용 소프트 로봇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제1저자로 참여한 김인호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이 감지한 정보를 사용자의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 양방향 피드백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인공 근육의 구동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감각 정보를 활용한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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