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만원 전기차에 9분 충전 中 SUV까지…파리서 드러난 車업계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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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0-13 15:23
입력 2026-10-13 15:23

시트로엥, 2028년 저가 전기차 양산 목표
르노, 中 개발방식 배워 23개월 만에 신차
폭스바겐, 전기차 4종 부품 80% 공용화
현대차, 웨이모와 해외 로보택시 협력 검토
가격·기술 넘어 개발 속도·원가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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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의 2CV 콘셉트. 파리 AFP 연합뉴스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의 2CV 콘셉트.
파리 AFP 연합뉴스


둥근 헤드램프를 단 프랑스의 ‘국민차’가 2200만원대 전기차로 부활을 예고했다. 중국 업체는 ‘9분 충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미국 업체는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개막한 파리모터쇼에서는 치열한 가격·기술 경쟁 속에 유럽 업체들이 신차 개발 기간과 생산비용을 줄이며 자동차 제조 방식까지 바꾸는 생존 전략을 드러냈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은 1948년 탄생한 소형차 ‘2CV’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순수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둥근 헤드램프와 곡선형 차체, 체크무늬 시트 등 복고풍 디자인을 살렸다. 2028년 유럽에서 선보일 양산차의 목표 시작 가격은 약 1만 5000유로(약 2200만원)다. 중국산 저가차에 맞서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인 가격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방식부터 바꾸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와 이탈리아에서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2028년부터 이를 활용한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네드 큐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중국 업체의 빠른 개발 방식을 배우며 신차를 2년 만에 개발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자동차에 무역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유럽 기업들은 오히려 중국의 개발 기술과 속도를 받아들이는 역설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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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르노 ‘E-스페이스 콘셉트’. 파리 로이터 연합뉴스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르노 ‘E-스페이스 콘셉트’.
파리 로이터 연합뉴스


르노도 중국 업체들의 개발 속도를 경쟁력 강화의 열쇠로 삼았다. 이반 세갈 르노 브랜드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은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중국차의 경쟁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는 중국에 150~200명 규모의 조직을 두고 현지 기술과 개발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 개발업체와 협력해 유럽에서 통상 4년가량 걸리던 신차 개발 기간을 전기차 ‘트윙고’에서는 23개월로 단축했으며, 다른 차종에도 2년 이내 개발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르노는 이번 모터쇼에서 2열 좌석을 180도 회전시켜 승객들이 마주 앉을 수 있도록 설계한 6인승 전기 다목적차(MPV) ‘E-스페이스 콘셉트’도 공개했다. 자동차를 이동하는 거실로 바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르노는 기존 계획에 따라 2028년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르노는 이 차량에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기술을 적용하려는 의향을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부품 공용화로 원가 절감에 나섰다. 이번 행사에 선보인 폭스바겐 ‘ID.폴로’·‘ID.크로스’, 쿠프라 ‘라발’, 스코다 ‘에픽’ 등 소형 전기차 4종은 브랜드와 디자인은 다르지만 부품과 기술의 80% 이상을 공유한다. 공통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조달·생산 비용을 낮추면서도 브랜드별 개성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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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8. 파리모터쇼 공동취재단 제공
BYD 아토8.
파리모터쇼 공동취재단 제공


중국 업체들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 경쟁에서도 기준을 높이고 있다. BYD는 대형 전기 SUV ‘아토8’을 공개하며 초급속 충전 기술을 강조했다. 전용 초고출력 충전 설비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97%까지 높이는 데 9분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의 약점인 충전시간을 내연기관차의 주유시간에 가깝게 줄이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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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모터쇼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캡’. AFP 연합뉴스
파리 모터쇼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캡’.
AFP 연합뉴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없앤 2인승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전시했다. 자동차를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이동수단에서 무인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전기차 ‘아이오닉5’에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로보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양사는 미국 외 시장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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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베이온’ 현대차 제공
현대차 신형 ‘베이온’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에 맞춘 신차와 현지 생산 기반도 강화했다. 현대차는 소형 SUV 신형 ‘베이온’을 세계 최초 공개하고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글레오 AI’를 적용한 신형 투싼을 선보였다. 기아는 셀토스·K4 하이브리드를 유럽에 소개하며 전동화 제품군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유럽 판매 차량의 약 80%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역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순수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중국차의 공세 속에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양산해 실제 판매로 연결하느냐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종훈 기자
세줄 요약
  • 파리모터쇼, 가격·기술 경쟁의 격전지 부상
  • 유럽 업체, 중국식 개발 속도와 원가 절감 수용
  • 중국·미국, 초급속 충전과 로보택시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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