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세광의 집부터 그를 태운 택시까지… 52년 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사진 공개

홍윤기 기자
수정 2026-10-13 11:08
입력 2026-10-13 11:08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간 공방과 거친 발언이 오갔고, 출연 배우가 광고한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까지 일면서 기업이 해당 광고 캠페인을 종료하는 일도 발생했다.
본지는 과거 사진자료를 정리·복원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관련 사진들을 공개한다. 문세광의 범행 전후 행적부터 사건 수사와 재판, 시민들의 추모와 한일 관계의 변화까지. 52년 전 사건이 한국 사회에 남긴 파장이 당시 사진에 담겨 있다.
1974년 8월 16일 촬영된 사진에는 대통령 저격 사건 수사본부장인 김일두 서울지검 검사장이 범인을 재일한국인 2세 문세광이라고 발표하는 모습이 담겼다. 같은 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 살롱 다방에서는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달아줄 검은 리본을 만들었다.
문세광의 행적도 사진으로 남아 있다. 일본 오사카 이쿠노에 있는 문세광의 집 앞에는 ‘남조선 인민의 애국투쟁을 지지, 성원하자’는 조총련의 선전 문구가 붙어 있었다. 문세광을 태웠던 택시와 그와 통화했던 여행사 직원 음예경씨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1974년 8월 17일에는 사건 현장인 국립극장에서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사진에는 정치근 서울지검 부장검사를 비롯한 수사관들이 문세광의 잠입 경로와 저격 당시 상황을 조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10월 7일 서울형사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는 문세광이 수갑을 차고 포박된 채 피고인석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육 여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사진에 남았다. 8월 25일 동양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있는 육 여사의 묘소를 찾아 분향했다. 28일에는 서울 시내 어머니회와 어머니교실 회원들이 장충체육관에서 육 여사를 추모하고 북한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사건은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9월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는 ‘일본인 차량 주유 사절’이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인 차량에 대한 기름 판매를 거부한 것이다. 사건 발생 한 달여 뒤인 9월 19일에는 일본 정부가 시나 에쓰사부로 특사를 한국에 파견해 박정희 대통령과 한국 국민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육 여사 피격 사건은 영화 개봉을 계기로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본지가 복원한 사진에는 당시 사건을 둘러싼 수사와 재판, 시민들의 추모와 반일 감정 등 당시 한국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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