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문발차하더니 자중지란… 중수청,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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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13 03:52
입력 2026-10-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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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한 감찰 지시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 청장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대검 감찰 업무 당시 성폭력 의혹 감찰 요청을 묵살했다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라고 공개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윤 장관은 “직위를 이용한 정치 행동은 아닐지에 대해 감찰을 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한 감찰 지시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 청장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대검 감찰 업무 당시 성폭력 의혹 감찰 요청을 묵살했다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라고 공개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윤 장관은 “직위를 이용한 정치 행동은 아닐지에 대해 감찰을 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열흘을 넘겼지만 아직 수사의 첫발을 떼지 못했다. 정원의 66.1%로 문을 연 데다 본청 과장급 24자리 중 16자리가 비어 있다. 자체 전산망이 없어 출입국 기록을 서면으로 받아야 하고, 지출 계좌가 없어 압수수색 비용을 수사관이 먼저 치러야 할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 내부 감찰 소식이 먼저 들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제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감찰을 지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어제 출근길에 “직위를 이용한 정치 행동인지 살피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임 청장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대검 감찰 업무 당시 성폭력 의혹 감찰 요청을 묵살했다며 공개 비판을 이어 온 데 따른 조치다. 중수청은 ‘1호 수사’보다 ‘1호 감찰’로 먼저 주목받게 됐다.

중수청 정상화에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정치권은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여당 대표는 “임 청장을 왜 가만두느냐는 목소리가 넘칠 만큼 많다”며 감찰에 힘을 실었다. 같은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은 감찰로 김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위축돼선 안 된다고 했다. 야당은 임 청장을 임용한 윤 장관 스스로 인사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누구 한 사람도 국민 불편과 불안을 걱정하는 시늉조차 없다.

내일 중수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난장이 예고돼 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에다 범여권 강경파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수사 역량보다 ‘우리 편’ 여부를 먼저 따지는 공방이 벌어질 기세다. 여당 내 계파끼리 맞서는 희한한 장면까지 봐야 할 판이다.

이러고 있는 사이 민간 로펌들은 수사 대응에 날개를 달고 있다. 중수청 출범 전부터 경찰 출신을 보강하기 시작했고, 수사기관의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 수집 과정의 위법성을 다투는 전담 센터를 갖춘 곳까지 생겼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런 황당한 모습을 보여 주려고 국민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찰청을 폐지한 것은 아닐 것이다.
2026-10-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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