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벼슬?”…만삭女 앞 배려석 당당히 앉은 남성에 ‘부글’[사연잇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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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수정 2026-10-12 20:30
입력 2026-10-12 20:24

임신부 서있는데 배려석 앉은 남성
양보 요청하자 “임산부가 벼슬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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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한 남성이 앉아있습니다. 불법이야 아니지만 인구 감소가 심각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작은 배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도준석 전문기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한 남성이 앉아있습니다. 불법이야 아니지만 인구 감소가 심각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작은 배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도준석 전문기자


출근길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젊은 남성에게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임산부가 벼슬이냐”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알려져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지하철 2호선에서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싸고 한 남성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이날 아침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는 젊은 남성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임신 7개월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이를 본 A씨는 남성에게 “임산부 자리니까 양보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은 “제가 먼저 앉았는데요? 임산부가 벼슬이에요?”라고 응수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게시글에서 “너는 엄마 뱃속에서 안 나왔냐? 알에서 나온 박혁거세야?”라며 남성의 태도를 꼬집었다.

정작 자리를 양보받아야 할 임산부가 A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괜찮다는 뜻을 밝혔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정작 미안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며 임산부에게 배려를 보이지 않은 남성을 비판했다.

이어 “임산부, 벼슬 맞아. 생명을 품고 열 달을 버티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줄 아냐”며 “저출산이 걱정이라고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눈앞에 있는 임산부 한 사람부터 배려하라”고 분노를 표했다.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배려석에 앉은 남성의 언행을 비판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배려받고 자라왔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비슷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갈등을 피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임산부석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으면 건드리지 말라”며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따지고 화내려고 일부러 앉은 경우도 있으니 관심을 주지 않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경험상 보통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류였다”며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끊이지 않는 임산부 배려석 갈등
‘핑크라이트’ 확대 등 제도 보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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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지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임산부 배지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앞서 지난 6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임신부라고 밝힌 B씨는 6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세 차례나 목격했다고 전했다.

B씨는 자리가 없어 해당 여성에게 임신부 배지를 보여주며 양보를 요청했지만, 여성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번이라면 실수라고 생각하겠지만, 매번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돼 답답하다”며 “앉을 수는 있지만 임산부가 양보를 요청하면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임산부 배려석은 임신부가 대중교통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좌석으로 비워두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등 철도 운영기관에 접수되는 관련 민원도 한 해 수천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산부 배려석을 늘 비워둬야 한다는 입장과 자리가 비어 있을 때는 앉아 있다가 임신부가 타면 양보하면 된다는 입장 차이가 갈등의 주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임산부 배려석 운영을 시민의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운행 기관이 기술적·제도적 보완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스마트폰 앱이나 전용 태그 연동 ‘핑크라이트’ 시스템처럼 임산부 접근 시 신호가 작동하는 방식을 확대하거나, ‘도착 전 상시 비워두기’ 캠페인 등 명확한 이용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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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부 임신부석 주변의 핑크라이트가 켜진 모습 .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제공
버스 내부 임신부석 주변의 핑크라이트가 켜진 모습 .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제공


이보희 기자
세줄 요약
  • 임산부 배려석 양보 거부와 막말 논란
  • 임신부가 서 있는데도 자리 지킨 남성 비판
  • 온라인 공분과 배려 문화 재점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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