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원칙’ 빠뜨리고 보고서엔 “고지했다”… 현직 경찰관 2명 기소

정철욱 기자
수정 2026-10-12 16:26
입력 2026-10-12 16:26
세줄 요약
- 미란다 원칙 미고지 뒤 허위 보고서 작성 혐의
- 부산경찰청 현직 경찰관 2명 재판에 넘겨짐
- 피의자 석방 후 불구속 재판, 고의 부인
베트남 국적 피의자를 체포하면서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고도, 통역을 통해 고지한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 2명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현석 판사는 12일 부산경찰청 소속 A경사, B경감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8일 오전 0시 15분쯤 경기 평택시에서 베트남 국적 피의자 C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체포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 등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으면서도, 수사보고서에는 통역인을 통해 알렸다고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체포 당일 오후 4시 25분쯤 작성한 체포·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에 관한 수사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기재하고 상급자의 결재를 받았다. 같은 날 오후 8시 44분에 작성한 구속영장 신청에 관한 수사보고서에도 피의자에게 권리를 고지한 것처럼 기재했다. B씨도 같은 날 오후 7시 5분쯤 C씨 체포 당시 영장 제시와 사본 교부 등에 관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
C씨는 구속됐지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석방됐으며, 당시 수집된 증거를 제외한 다른 증거를 바탕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A, B씨는 객관적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허위 내용을 작성하려는 범의(범죄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은 “한국어로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지만, 수사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통역인을 통해 전화로 고지한 것으로 착각하고 관련 내용을 기재했다. 새벽에 급박하게 체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사정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11월 25일 오후 4시에 열린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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