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알뜨르비행장에 첼로 선율… ‘잃어버린 부락’의 기억을 깨우다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2 15:07
입력 2026-10-12 15:07
모먼인사이드, 메모리얼아트 첫 작품 공개
일제 강점기 터전 잃은 주민들의 역사 조명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관제탑 앞에 첼로 선율이 울려 퍼졌다. 일제강점기 비행장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역사를 음악과 영상으로 되짚는 예술 기록 프로젝트다.
영상 아카이브 콘텐츠 제작사 모먼인사이드(MOMENT INSIDE)는 지난 10일 제주 알뜨르비행장 관제탑을 배경으로 제작한 메모리얼아트 첫 번째 작품 ‘잃어버린 부락(Lost Villages)’을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알뜨르에 남아 있는 일제의 군사시설뿐 아니라 그 땅에서 삶을 일구다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기억에 주목했다. 장소에 남은 흔적을 넘어 그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역사를 음악과 영상으로 기록하겠다는 취지다.
작품 제목은 박찬식 제주와미래연구원장의 인터뷰에서 영감을 얻었다. 박 원장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알뜨르에 남겨진 일제의 시설만이 아니라, 그 터를 잃고 되찾지 못한 사람들의 역사”라고 말했다.
영상은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 전문가 자문을 거쳐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담아냈다. 여기에 첼로 연주를 결합해 시청자가 공간의 기억과 마주하도록 구성했다.
작품에 사용된 음악은 제주4·3 평화레퀴엠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작곡가 문효진의 ‘그 섬 제주’다. 제주체임버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오성종이 편곡하고, 2013년부터 제주에서 활동해 온 첼로 앙상블 ‘하드케이스’가 연주했다. 기획과 연출은 이우헌 모먼인사이드 총괄디렉터가 맡았다.
박 원장과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제작 자문으로 참여했다. 녹음은 제주콘텐츠진흥원 제주음악창작소에서 진행했다.
모먼인사이드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장소의 이야기를 예술로 기록하는 ‘메모리얼아트’,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의 순간을 대화로 기록하는 ‘유어모먼’, 이웃의 일상과 생활사를 담는 ‘로컬커뮤니티 아카이브’ 등 자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연구·문화·예술 분야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기록 대상을 발굴하고, 자료 조사부터 제작·검수까지 콘텐츠의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축적한 기록을 상영과 전시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혜진 모먼인사이드 대표는 기억해야 할 이야기와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 기록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콘텐츠 형식과 전달 방식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부락’은 모먼인사이드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작품 제작 과정과 전문가 자문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도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알뜨르비행장서 첼로와 영상 결합한 기록 예술 공개
- 일제 군사시설보다 터전 잃은 주민 기억에 주목
- 모먼인사이드, 메모리얼아트 첫 작품 ‘잃어버린 부락’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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