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완수사 요구 70% 증가… ‘사건 핑퐁’ 우려가 현실로
수정 2026-10-12 01:53
입력 2026-10-11 21:29
이지훈 기자
공소청 출범에 앞서 새 형사사법 체계대로 실시한 시범운영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이 70% 넘게 급증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대구 서부지청, 마산지청, 논산지청 등 시범운영 일선청 4곳이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1일까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총 808건이었다. 이들 검찰청의 올해 1~7월 월평균 요구 건수인 568.4건보다 크게 늘었고, 전년 같은 기간 472건과 비교하면 71.2% 증가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송치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반복해서 오가는 ‘핑퐁 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보완수사 요구가 급증한 시범운영 결과를 보면 결코 기우가 아닐 것이라는 걱정이 더 깊어진다.
보완수사 요구가 늘면 경찰의 수사 부담이 가중되고 사건 적체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새 형사사법체계에서는 경찰이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11만 14건 가운데 이 기한을 지킨 사건은 3만 4101건으로 31.0%에 그쳤다. 보완수사 요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처리 기한만 법으로 정해 놓는다고 사건 적체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소청에 쌓인 미제 사건은 9월 말 기준 18만 6307건이다. 경찰청은 사건이 한꺼번에 이송돼 혼란이 커지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넘기고, 90일 경과기간 안에 공소청 검사들이 최대한 많은 사건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도 전환에 따른 현장 부담과 혼란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으로 공소청과 중수청이 간판을 내건 지 열흘이 지났다. 국민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아 혼돈이 심각하다. 개선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2026-10-1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_v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