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국, 동맹 기준 준수 기대”
정보·방첩 분야 대응에 불만 표출
외교부, 양국 긴밀 소통 강조 ‘진화’
국정원 “정보 제한 논란 사실 무근”
외교가 “길들이기” 확대 해석 경계
野, 정동영·이종석 즉각 해임 촉구
한미 정보당국 간 불협화음을 둘러싼 ‘동맹 균열론’이 그치지 않으면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외교가에선 최근 상황은 진보 정부를 겨냥한 미 행정부의 ‘길들이기’ 성격을 띠고 있어 동맹 위기론 등 확대 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1일 미측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동맹 균열론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70여 년간 축적된 협력과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제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협의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백악관이 우리 정부에 ‘동맹 기준 준수’를 거론한 데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9일(현지 시간) 한미 정보 공유 상황에 대한 국내 언론 질의에 “한국이 특히 정보·방첩에 관해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지만 정보·방첩 분야에서 우리 측 대응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도 전날 ‘미국의 대북 정보 제공이 북한 미사일 분야에만 한정되고 있다’는 보도에 반박 입장을 냈다. 국정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한미 간에는 현재 이미 정부가 확인해 드린 ‘정보공유 제한’의 사유가 된 정보의 일부 외에 북한 미사일·재래식 전력 및 북한 동향, 국제관계, 사이버, 방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언급에 항의해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 외에 나머지 정보는 공유되고 있다는 취지다. 대북 정보 총량도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메시지는 동맹을 거래 관계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수한 시각과,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에 대한 미 행정부 차원의 불만이 복합된 결과라는 설명이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 정도의 마찰음은 어느 정부에서나 있어 왔다. 행정부 차원의 길들이기라고 볼 수도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여기에 진영 논리가 결합하며 파열음이 계속 커지는 모습이다. 한미 불협화음을 빌미로 보수 진영에선 정부 내 이른바 ‘자주파’ 인사들에 대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미동맹이 ‘파탄’으로 가고 있다. 그 핵심에 정 장관과 이 원장이 있다”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동맹으로부터 불신을 야기하는 정부 내 종북파 인사들부터 끊어내야한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상황 관리를 위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고위급 인사의 방미를 추진 중이나 미측이 아직까진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고위급의 미국 방문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서연·박효준·김진아 기자
세줄 요약
- 한미 정보당국 불협화음, 동맹 균열론 확산
- 백악관 기준 준수 언급, 국정원은 협력 반박
- 정부, 고위급 방미 추진하며 상황 관리
2026-1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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