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충돌 선택한 조희대 대법원장…대법관 인사 두고 대법원장·대통령 ‘힘겨루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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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수정 2026-09-22 17:19
입력 2026-09-22 17:19
세줄 요약
  •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
  • 헌법상 명시 규정 부재, 절차 논란
  • 공석 장기화 우려, 재판 운영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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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대법관 취임식 참석하는 조희대 대법원
김성수 대법관 취임식 참석하는 조희대 대법원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헌법에 재제청 요청 명시적 규정 없어
조 “문서로써 써야”…형식·절차 지적
내년 6월 퇴임까지 대법관 공석 이어질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청와대로 공을 다시 넘겼다. 대법관 인사를 두고 대법원장과 대통령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조 대법원장이 퇴임하는 내년 6월까지 대법관 공석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22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에 나선 다음날이자, 김성수 대법관 취임으로 대법원이 ‘12인 체제’를 갖춘 이튿날이다. 이 대통령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반려한 지난달 28일 이후,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조 대법원장은 예상을 깨고 초강수를 뒀다. 후임자 인선 방안도 밝히지 않았다.

핵심 쟁점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청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제청 요청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헌법에 대통령의 대법관 거부권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조 대법원장이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법관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헌법과 법원조직법에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다시 제청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이 ‘문서로써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또 다른 헌법 쟁점이다. 헌법 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하도록 규정한다.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상 권한 행사에 해당한다면, 그 형식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당초 대통령실이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손 부장판사가 왜 부적합한지, 절차적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실의 요구에 그대로 따르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한 손 부장판사에 대해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조 대법원장도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하지 않을 경우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치는 장기화할 수 있다.

다만 대법관 1인 공석이 당장 대법원 재판 운영에 차질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전날 재판부를 조정해 1·2부는 4명으로 구성이 완료됐고, 3부만 1명이 공석인 상태가 됐다. 전원합의체도 정상 가동이 가능하다. 한 부장판사는 “앞으로 1년간 대법관 한 자리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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