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늘리기 vs 단골 지키기… 기업들 ‘AI 에이전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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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수정 2026-10-14 00:12
입력 2026-10-14 00:12

유통·숙박업계, 전략적 선택 고심

양면성 존재… 자체 AI 제작은 부담
쿠팡·네이버, 외부 접근 허용 안 해
일부 쇼핑몰 챗GPT 등 제휴 관계
개인정보 보호·책임 소재 명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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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상품 검색과 비교·추천은 물론 예약·결제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서 유통·숙박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로 활용할지, 아니면 차단하고 자체 고객을 지킬지를 두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해졌지만, 기업의 대응책 논의는 아직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숙소 예약 플랫폼인 익스피디아는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와 파트너십을 맺은 반면 에어비앤비는 독자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익스피디아는 온라인 예약 통로가 많은 호텔 객실을 다루는 반면 에어비앤비는 자체 플랫폼에서만 예약이 가능한 숙소가 많아 이런 격차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AI 에이전트에 대한 상반된 대응은 유통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뮤즈가 자사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색·구매하는 것을 차단했다. 자체 쇼핑 AI 에이전트 ‘루퍼스’를 통해 고객과 관계를 맺는 아마존의 입장에서 외부 AI 에이전트의 유입은 거래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월마트는 구글·오픈AI와 협력해 외부 AI 쇼핑 인터페이스에서 자사 상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자체 쇼핑 에이전트 ‘스파키’를 개발하고 있다.

즉, 외부 AI 에이전트를 차단하면 고객 접점과 데이터 통제력을 지키기 쉽지만 잠재 고객을 놓칠 수 있다. 반면 외부 AI와 협력하면 고객 확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구매 데이터나 수익 배분에서 주도권이 약해질 수 있다. 그간 ‘어떤 상품을 얼마나 싸게 파느냐’가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향후에는 ‘고객이 어디에서 결제하느냐’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산 AI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고 해외 서비스의 상륙을 앞둔 국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무엇보다 자체 AI 에이전트 구축이 근원적인 대응책이지만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부담이다.

국내 이커머스 선두 주자인 쿠팡과 네이버는 외부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와 카페·블로그 등에서 축적한 상품 정보와 이용자 콘텐츠를 바탕으로 자체 AI 쇼핑 에이전트를 고도화하면서 연내 결제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 국내 쇼핑몰은 챗GPT 등 외부 업체와 AI 서비스 제휴를 맺으면서도, 기타 AI 에이전트의 대규모 정보 수집은 제한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구매와 결제까지 대행하는 단계로 발전하려면 개인정보 보호 강화는 물론 결제 승인과 오주문 발생 시에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 등 소비자 보호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AI 에이전트 활성화에 내부적으로 대비하고는 있지만 빅테크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외부 협업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는 앞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이 기자
세줄 요약
  • AI 에이전트 확산, 유통·숙박업계 전략 갈림
  • 외부 협력은 고객 확대, 차단은 통제력 유지
  • 개인정보 보호와 책임 규정 보완 필요
2026-10-14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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