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담보 됩니다”… 새로운 실험 나선 은행권

황인주 기자
수정 2026-10-14 00:10
입력 2026-10-14 00:10
전북은행, 비트코인 ‘보조담보’로
금융당국도 주시… 확산 여부 주목
은행이 비트코인을 대출 담보로 활용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아직은 보조담보 수준이지만,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추가 담보로 한도 늘어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최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에게 수억원 가량의 기업 운전자금을 빌려주면서 보완적 성격의 ‘견질담보’로 비트코인을 받았다. 정식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지만 비트코인 추가 담보로 한도를 늘린 것이다. 은행권에서 가상자산을 담보로 잡은 첫 대출 실행 사례다. 은행은 담보로 잡은 비트코인을 전문 가상자산 수탁사에 맡기고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 될 경우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북은행은 자체 가상자산 가치 산정 시스템도 개발했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거래소별로 수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억~1억 100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거래소별, 기간별 가상자산의 가격을 확인하고 적정한 담보 가치를 뽑아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은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으로만 대상을 한정했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
금융당국은 전북은행을 불러 이번 대출이 현행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2017년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통해 금융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 취득을 금지한 바 있다. 이후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면서 기존 지침을 어디까지 적용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담보대출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가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개시했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담보권자로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권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한 담보인정비율 산정 시스템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주 기자
세줄 요약
- 전북은행, 비트코인 보완담보 대출 첫 실행
- 가상자산 수탁·가치산정 시스템 함께 도입
- 금융당국, 현행 규정 충돌 여부 점검
2026-10-14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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