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먹어도 반복되는 명치 통증…원인은 ‘담낭 속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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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12 14:52
입력 2026-10-12 14:52

기름진 식사 후 쥐어짜는 통증·메스꺼움…담석증 의심해야
5년 새 환자 19.4% 증가, 40대 이상·여성·대사질환자 위험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통증·흉터 줄이고 빠른 일상 복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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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장재훈 교수가 담석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장재훈 교수가 담석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음식을 먹은 뒤 명치나 오른쪽 윗배가 더부룩하고 아프면 대부분 단순 체기나 위염으로 여겨 소화제부터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름진 음식을 섭취했거나 밤 시간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위(胃)가 아닌 ‘담낭(쓸개)’의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담낭이나 담관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장재훈 교수는 “담석증은 잠깐 지나가는 일시적 통증으로 치부해 방치하기 쉽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담낭염, 담관염, 췌장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가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며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이때 담즙을 구성하는 콜레스테롤, 담즙산, 담즙 색소 등의 비율 성분 균형이 깨지면 미세한 찌꺼기가 형성되고, 이것이 점차 굳어지면서 담석이 된다.

최근 국내 담석증 환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21년 대비 2025년 28만 6,703명으로 약 19.4%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서구화된 고열량·고지방 식습관, 비만 및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담석증은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전체 환자 중 40대 이상이 89.4%를 차지해 대부분을 점유했다. 또한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이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고지방·고칼로리 식단,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 당뇨병, 가족력 등이 담석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담석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된다. 하지만 증상이 유발될 경우, 초기에는 명치가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만 들다 통증이 자연스레 가라앉기 때문에 위염이나 단순 체기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특유의 양상을 보인다면 담석증을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담석증의 대표적인 통증 양상인 ‘담도산통’은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서 발생한다. 담낭 내부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오른쪽 윗배나 명치 부위에 심한 압박감과 통증이 느껴지고, 이 통증이 오른쪽 날개뼈 아래나 어깨 부위까지 퍼져나가기도 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나 야간 시간에 발생해 30분 이상, 길게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되거나 구토 및 메스꺼움이 동반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도산통은 일시적으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담석이 지속적으로 담낭 입구를 막고 있으면 담낭염으로 진행된다. 급성 담낭염 원인의 90% 이상은 담석 때문이다. 통증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오한과 발열이 동반된다면 이미 담낭염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담석의 이동 위치에 따라 합병증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담석이 담낭을 벗어나 담즙 통로인 담관을 막으면 담즙이 고여 세균이 번식하면서 복통·황달·고열을 유발하는 ‘급성 담관염’이 발생한다. 또한 담석이 담관과 췌관이 함께 만나는 십이지장 유두부에 걸리면 췌장액 배출까지 막혀 ‘급성 췌장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담낭염이나 담관염이 심해지면 패혈증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증상이 없는 담석증은 대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한다. 하지만 담도산통이 반복되거나 담낭염 등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담석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무증상이더라도 담낭 벽에 석회화가 진행되었거나 담석 크기가 3cm 이상으로 큰 경우에는 담낭암 발생 위험성을 고려해 수술적 제거를 권고한다. 만약 담석이 담관으로 내려간 상태라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통해 담석을 먼저 제거한다.

현재 담낭절제술은 복강경 수술이 표준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복부에 0.5~1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몇 개 뚫은 뒤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하므로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과 흉터가 적고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 최근에는 로봇 담낭절제술도 활발히 도입되어 수술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의 합병증 발생률은 2~4%, 사망률은 0.1% 미만으로 매우 안전한 범주에 속한다. 보통 수술 후 2~3일 내 퇴원하며, 2~4주 후면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담낭을 제거해도 담즙은 간에서 계속 생성되기 때문에 소화 기능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수술 초기 지방 소화 적응 기간 동안 설사나 더부룩함이 생길 수 있으므로 기름진 음식섭취를 줄이고 천천히 식사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하며, 고열량·고지방 음식은 줄이고 채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새우, 내장류, 장어 등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되,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다이어트는 담즙 농도를 짙게 만들어 오히려 담석 생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당뇨병 및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에 대한 꾸준한 치료와 관리도 필수적이다.

장재훈 교수는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라며 “식사 후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치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식후 명치·오른쪽 윗배 통증, 담석증 의심
  • 반복 통증과 야간 악화, 담도산통 신호
  • 방치 시 담낭염·췌장염 등 합병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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