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인 줄 알았는데 기생충?”… 확산하는 생식 트렌드 ‘폐흡충증’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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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12 11:41
입력 2026-10-12 11:41

삼성서울병원 전영정 교수, 폐암 오인 사례 학술지에 보고
민물 게·생간 섭취 이력 진료 시 밝혀야 정확한 진단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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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관찰한 폐흡충증알 단면
현미경으로 관찰한 폐흡충증알 단면
최근 식재료를 익히지 않고 먹는 ‘생식(生食)’ 관련 콘텐츠와 먹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생충 감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잊힌 병’으로 여겨졌던 기생충 질환이 생식 트렌드 확산과 함께 다시 위협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영정 교수는 최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공식 학술지 ‘흉부외과학회지(Journal of Chest Surgery)’를 통해 폐암으로 오인된 폐흡충증(Paragonimiasis) 환자의 진단 및 수술 사례를 보고했다. 학술지에 따르면 60대 환자 A씨는 수개월간 혈담(피가 섞인 가래) 증상으로 지역 병원을 찾았다가 우측 폐 하엽에서 18mm 크기의 결절과 1.5L에 달하는 흉수를 발견했다. 전형적인 폐암 의심 징후였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돼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암을 특정할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전영정 교수가 흉강경 수술(VATS)을 통해 폐 내부를 직접 확인한 결과, 폐암 세포 대신 기생충인 폐흡충의 알(Paragonimus ova)이 발견됐다. 전 교수는 암 절제 수술 대신 기생충 알이 박혀 있던 염증 막을 제거하고 구충제를 투약했으며, 환자는 합병증 없이 수술 6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소외열대질환(NTDs) 중 하나인 폐흡충증은 날것이나 덜 익힌 민물 게, 가재 등을 섭취할 때 주로 감염된다. 1960년대에는 국내 감염자가 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흔했지만, 위생 환경 개선으로 2018년 기준 연간 진단 건수가 400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민물 게장 등 갑각류나 육류를 생으로 즐기는 식습관에 따라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영정 교수는 “기생충 질환은 과거의 병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최근 생식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철저한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며 “민물 게장뿐만 아니라 소의 생간 등 익히지 않은 육류 및 수산물 섭취 전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교수는 무조건적인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폐흡충의 중간 숙주는 민물산 갑각류에 한정되므로, 시중 식당에서 흔히 접하는 바다 꽃게장 등은 폐흡충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식재료의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고 섭취한다면 안심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전 교수는 “폐 결절이 발견되었을 때 기생충 감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과거 민물 게장이나 생고기 등을 섭취한 적이 있다면 진료 시 의료진에게 해당 사실을 미리 알리는 것이 정확하고 빠른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은 생식 트렌드 속에서 대중이 기생충 감염 위험 없이 안전하게 식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식재료 위생 관리 및 예방 수칙 등의 권고사항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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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생식을 위한 권고사항. 삼성서울병원 영양팀 제공.
안전한 생식을 위한 권고사항. 삼성서울병원 영양팀 제공.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생식 트렌드 확산 속 기생충 감염 경고
  • 폐암 오인된 폐흡충증 수술 사례 보고
  • 민물 갑각류·생간 섭취 주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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