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맹 파열음, 우크라 갈등… 실용외교 나사 다시 조여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26-10-12 01:54
입력 2026-10-11 21:32

北 지뢰 도발 발뺌 빌미 준 鄭 장관
외교안보 인적 쇄신, 동맹신뢰 복원을

이미지 확대
북한이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차분한 기념일을 보낸 다음 날인 11일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일대에 대남 선전 문구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차분한 기념일을 보낸 다음 날인 11일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일대에 대남 선전 문구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한미 정보협력 논란과 관련해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져온 한미동맹의 기준, 특히 정보 및 방첩에 관련한 기준을 준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민감한 정보 공유는 확고한 상호신뢰를 전제로 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에 보내는 우회적 경고로 읽힌다.

미국은 올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평북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언급한 이후 한국에 대북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다. 국가정보원은 어제 미국이 북한 미사일 정보만 공유한다는 언론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이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미국이 한국에 북핵 관련 정보를 6개월째 제한한다는 사실은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종석 원장 체제의 국정원이 워싱턴에 보내려던 일부 요원들의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실무협의에서도 국정원은 배제됐다. 일회적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 위반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공개사과를 거듭 요구하다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조치했다. 대사 소환은 18년 만이다.

대체 무슨 실익이 있다고 일을 이렇게 꼬아가는지 답답할 뿐이다. 북한군과 실전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조율해서 국익에 도움되는 무엇 하나라도 얻어내야 ‘실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과연 작동하고 있는지 궁금한 이유다.

한국갤럽의 지난 6~8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사유로 안보·대북정책(15%)이 직전보다 12% 포인트 급증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지뢰 도발에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그대로 인용해 “남측의 자작극”이라고 되레 역공을 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 인사도 유엔총회에서 “자국 영토 안에서 주권행사” 운운하며 대놓고 어깃장을 놨다. 정 장관이 북한의 손에 발뺌과 궤변의 무기를 쥐어준 셈이다.

미국이 여러 무리한 요구를 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통상에서는 밀고 당기는 협상력이 절실하지만 안보 문제는 다르다. 정 장관과 이 원장이 북한과 중국을 중시한다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안다. 싫건 좋건 한반도 안보의 열쇠를 쥔 미국이 두 사람을 불편해하는 상황이라면 국민은 불안해진다.

이들 ‘자주파’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과감한 인적 쇄신을 더 미뤄선 안 된다. 실용외교가 대북 대화론에 매몰돼 길을 잃을 수는 없다. 동맹과 안보 관리의 중심과 원칙을 다잡기 바란다.
2026-10-1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