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소청 시범운영 해봤더니… 보완수사 요구 71% 증가 ‘사건 핑퐁’ 현실화
정회하 기자
수정 2026-10-12 01:35
입력 2026-10-11 17:54
1개월 이내 보완 완료 사건 31%
3개월 초과·불이행 24%에 달해
경찰, 민생 사건 지연 우려 증폭
“인력·업무 처리 시스템 확보 시급”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앤 형사사법체계를 미리 적용한 공소청 시범운영에서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개정 형사소송법이 제시한 기준인 한 달 안에 이행한 비율은 지난해 기준 30% 수준에 그쳤다. ‘사건 핑퐁’에 따른 수사 지연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11일 법무부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논산지청·대구서부지청·마산지청 등 공소청 시범운영 대상 4곳이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1일까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총 80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72건)보다 336건(71.2%) 증가한 수치다. 이들 4개 청의 올해 1~7월 월평균 보완수사 요구 건수(568건)도 웃돌았다.
앞서 검찰은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비해 전국 지검 등 4곳을 공소청 시범운영 대상으로 선정했다. 개정 형소법을 미리 적용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건수가 과거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범 운영으로 일정 정도 확인된 셈이다. 경찰청의 한 간부도 “향후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가 훨씬 불어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찰의 보완수사 처리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 검찰청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 11만 14건 중 1개월 이내 이행이 완료된 사건은 3만 4101건(31.0%)에 그쳤다. 개정 형소법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처리에 3개월 넘게 걸리거나 요구가 이행되지 않은 사건도 2만 6354건(24.0%)에 달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보완수사 요구 사건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찰 수사개혁위원회는 지난 6일 권고문에서 “보완수사 요구의 구체적 사유, 이행 여부, 이행 완료 시기, 이행의 완성도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개선할 것”을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사건 처리 역량이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제대로 작동시킬 인력과 업무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범죄수사학과 교수는 “경찰은 수사 책임이 커진 만큼 공소청에 검사 요구 사건 처리 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하 기자
세줄 요약
- 공소청 시범운영서 보완수사 요구 71% 증가
- 경찰의 1개월 내 이행률 31% 수준에 그침
- 사건 핑퐁·수사 지연 우려와 개선 요구 확산
2026-10-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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