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대기업과 거래 튼 부산 기업 극소수…상생·협력 체계 시급

정철욱 기자
수정 2026-09-30 12:33
입력 2026-09-30 12:27
세줄 요약
-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에도 직접 거래 극소수
- 지역 기업, 정보 네트워크·사업기회 확대 요구
- 상생 협력·금융 지원 없인 낙수효과 제한 지적
HMM 등 해운 대기업이 잇따라 부산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직접 거래 중인 지역 해운·물류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 대기업 본사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지역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HMM 등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에 따른 지역 해운·물류기업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6월 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했다.
조사에서 지역 기업들은 해운 대기업 이전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기 위한 현안으로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지역 기업들은 최대 현안으로 ‘글로벌 해운·물류 정보 네트워크 체계 구축’(26.9%)과 ‘해운 대기업 이전 활용 사업기회 확대’(16.4%)를 비중 있게 꼽았다.
해운 대기업 이전으로 새로운 정보, 자본이 부산에 집적되는 가운데, 글로벌 해운 정보 수집, 안정적 선복 확보, 운임 협상, 화주·해외 선사 네트워크 등을 위한 인적·물적 네트워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 대기업 이전이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신규 거래 및 수주 기회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기업이 58.7%였지만, ‘영향 없음’으로 응답한 기업도 41.3%였다.
‘영향 없음’으로 응답한 이유는 ‘해운 대기업과 지역 해운·물류기업 간 실질적 연계 기회 전무’(49.4%)로 가장 많았다. ‘이미 해운 대기업이 부산에서 실무를 수행하고 있어 낙수효과 미미’(27.7%), ‘본사 이전만으로 대기업의 협력사 구조 변경 불가’(14.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해운 대기업이 이미 부산사무소·지점을 통해 실무를 수행해 왔지만, 실질적 연계와 관계망이 형성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재 해운 대기업과 거래 중인 기업은 조사 대상의 2.0%(4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사 기업의 71.7%는 ‘기회가 된다면 거래 의향이 있거나 신규 거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해운 대기업과의 거래 확대를 위해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는 ‘거래 규모·조건 미스매칭’(52.7%), ‘상생을 위한 지원 정책 부족’(19.9%), ‘해운 대기업의 기존 거래망 고착화’(15.9%) 등이 꼽혔다.
지역 기업들은 해운 대기업 이전이 부산의 해운·항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노선 확대’(42.3%)와 ‘컨테이너 물동량 증대’(25.3%) 등이 주요 기여 분야로 꼽혔다.
다만 이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금융·프라이싱 등 핵심 의사결정 부서의 실질적 이전’(23.4%), ‘연관 협력사의 동반 이전’(22.4%) 등 ‘대기업 실체의 실체적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중 있게 제시됐다.
단순히 대기업 본사의 주소 이전을 넘어 핵심 기능과 협력 주체가 부산에 자리 잡고, 지역기업과의 거래 연계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이전 효과가 지역경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정책으로는 ‘상생·협력 및 거래 활성화’(32.1%), ‘금융·자금 지원’(28.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은 정부·지자체가 상생·협력 협약 체결을 주도해 이전 대기업과의 접점을 마련하고, 해운 대기업과의 규모·조건 격차 완화를 위한 특별 정책자금·융자 등을 기대하고 있다. 상의도 해운 대기업과 지역기업이 만나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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