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부캉이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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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수정 2026-09-30 00:29
입력 2026-09-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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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캉이’예요. 예, 맞아요. 부산 북항의 슈퍼스타 야생 상어예요. 저도 제가 어쩌다 이런 유명세를 타게 됐는지 어리둥절해요. 그냥 따뜻한 바닷물을 따라 헤엄쳐 온 것뿐인데….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버렸네요.

그래도 저한테 귀엽다는 말은 자제해 주세요. 명색이 바다의 포식자인데 귀엽다니요. ‘가오’ 하나로 사는 저로서는 그런 표현이 오글거린답니다.

그리고 너무 ‘오버’하지 말아 주세요. 아무리 제가 유명하기로서니 고향에 내려오자마자 부모님한테 인사 드리기도 전에 그 무거운 짐을 끌고 저를 보러 오시면 어떻게 하나요. 한국인들 성격 급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여러분이 왜 일면식도 없는 상어 한 마리를 그토록 사랑해 주시는지 생각해 봤어요. 세상이 각박할수록 역설적으로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더 커지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여러분의 이웃에게도 나눠 주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그렇게 안 하면 저 이번에 나가더라도 다시는 안 올 거예요.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2026-09-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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