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신드롬’…전화 줄이고 폐기물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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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13 07:40
입력 2004-12-13 00:00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불경기 신드롬이 생활 각 부문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량이 주는가 하면 쓰레기 발생량도 감소한다. 한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알뜰작전 때문으로 여겨진다.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올 3·4분기 월 통화량은 188분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분가량 줄었다.

생활폐기물 전년동기比 4t 감소

대구에서 개인 사무실을 내고 10여년째 보험영업을 하는 김모(42)씨는 “영업을 하면서 휴대전화 요금을 걱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너무 어렵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대구의 이동통신사 모지점에 따르면 지난해 가입자 1인당 월 통화량이 200분(요금 3만 9040원)이었으나 올 들어 10월 말까지 194분(3만 8459원)으로 6분가량 감소했다. 지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휴대전화 요금이 인하되면 통화량이 늘어났는데 올해는 하반기 통신요금 인하 후에도 계속 통화량이 줄고 있다.”며 “불경기 탓으로 단순 안부전화 등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시에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은 올 들어 하루 평균 128t, 대형 폐기물은 11.4t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4t,8.2t이나 줄었다. 울산시도 10월 한달 쓰레기 반입량이 2만 610t으로 전년 동기의 2만 9275t에 비해 무려 8000여t이나 감소해 덜 쓰고 덜 버리기가 생활화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천원 자장면 등장에 막걸리집 뜨고

대구 중구 태평로 B반점은 점심시간에 한해 자장면을 1000원에 판다. 주인 강모(38)씨는 “주로 노인들이 많이 찾는데 점심 때면 자장면 200여그릇이 순식간에 동난다.”고 웃었다.

막걸리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구시 탁주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막걸리 출고량은 하루 평균 6만여병으로 지난해 4만 9000여병에 비해 무려 20%나 뛰었다. 대구시 핵심 상권인 동성로 주변에는 올 들어 막걸리집이 50여개나 새로 문을 열었다. 안주까지 합쳐 5000원이면 너끈하다. 동성로 상가번영회측은 “동성로에 막걸리집이 등장한 것은 70년대 이후 처음”이라면서 “막걸리 집이 당분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복·문풍지 30·90%씩 매출증가 ‘불티’

M마트 부산 동래점에서는 내복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다 창틈 외풍을 막는 문풍지도 하루 평균 178만원어치가 팔리면서 불경기 히트 상품이 됐다. 부산 진구 전포동 K마트 서면점은 이달 들어 내복과 문풍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30%와 90%나 증가했다고 한다.

불경기 여파는 연말 모임까지도 위축시켰다. 중·고교 동창회 등 각종 모임도 썰렁하다.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던 최종민(43·광주시 북구 광산동)씨는 “공무원 등 직장이 안정된 친구들은 그런대로 나왔으나 개인사업가들은 거의 참석지 않더라.”고 전했다.

연료값이 지원되는 농촌 마을회관은 기름값을 아끼려는 동네사람들로 하루종일 붐빈다. 한 달치 보일러용 등유가 자그마치 16만원(200ℓ)이다.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용강리 탑동 마을회관에 나온 주민들은 “아침에 회관에 나왔다가 밤에 집에 오면 전기장판을 켜고 잔다.”고 말했다. 지역 주유소들도 난방유 판매량이 푸근한 날씨에다 서민들의 구두쇠 작전으로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전국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4-12-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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