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열국지’… 주자들 승부수는
나길회 기자
수정 2007-06-27 00:00
입력 2007-06-27 00:00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손학규 ‘국민 대통합론’ 세몰이
손 전 지사는 ‘국민 대통합’과 ‘범여권 대통합’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26일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의 한 고리”라며 범여권 합류 명분을 설명했다. 범여권 출신이 아닌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 대통합이라는 맥락에서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 구체적인 통합 기여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김근태 전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동참하겠다.”며 대선주자 연석회의와 국민경선 참여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내가 앞장서 설치는 게 모양이 좋겠느냐.”며 활동 계획을 즉각 내놓지는 않았다. 당장 전면에 나설 경우 뜻을 달리하는 범여권 다른 진영의 집중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평화 모드’로 승부
이 전 총리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태년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오는 8월 판문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시 미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평화선언을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평화 행보’는 최근 한반도 평화기류 확산 정세와 연결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적자’를 자신하는 이 전 총리는 차제에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화룡점정을 찍고, 노 대통령이 기대하는 친노세력의 확장을 진두 지휘하는 후보로 공인받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그는 고향인 충남 청양을 찾아 선영을 참배하고 대선 출마를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냈다.
●정동영, 위기를 기회로
범여권의 세력구도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정체성도 다면화하고 있다.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가 각각 친노와 비노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것은 정 전 의장에게 어두운 측면이다.
반면 최근 대통합 논의의 성격이 ‘세력중심’에서 ‘후보중심’으로 변한 것은 고무적이다. 선발 비노세력인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과 후발 비노세력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중심의 2차 집단 탈당파가 정 전 의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의 지원을 받는 손 전 지사가 이날 범여권 합류 후 첫 회동 인사로 정 전 의장을 택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한때 정 전 의장을 ‘배제 인물’로 분류했던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이틀 전 정 전 의장과 ‘범여권 8인 연석회의’ 추진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지율 정체에 신음하고 있는 정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후발 비노그룹 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명숙, 우군 업고 호남행
한 전 총리는 이날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전남 신안과 목포, 여수 지역 방문에 들어갔다. 한 전 총리측은 최근 자체 조사결과 호남에서 호감도가 상승세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호남은 대통합을 원하기도 하지만 민주당 지지가 높아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재야민주세력의 정통성 있는 ‘비호남 개혁후보’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전 총리는 호남 방문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를 만나 대통합 합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전날 우원식·유승희·최규성·홍미영 의원 등 ‘친(親)김근태’ 의원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유시민, 암중모색
최근 ‘사회투자국가’에 관한 책을 탈고하고 새달 초부터 전국순회 출판간담회를 갖는 유시민 전 장관은 조만간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우리당이 지금까지 범여권 분열로 공멸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협상력을 갖고 대통합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죽을 각오로 대통합의 길을 가야 활로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구혜영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2007-06-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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