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테스트 바닥부터 도전 박민지 “주무대는 그래도 KLPGA...매너리즘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 [골프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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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 기자
수정 2026-09-16 13:23
입력 2026-09-16 13:23
세줄 요약
  • KLPGA 최다승급 박민지, 일본 프로테스트 도전
  • 매너리즘 경계와 초심 회복 위한 새 자극 찾기
  • 주무대는 한국, 일본 대회는 병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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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KLPGA투어 경기 도중 카메라를 향해 미소짓고 있다. 박민지는 KLPGA투어 통산 최다승(20승)과 통산 최다 상금(69억8762만원) 기록을 갖고 있다. KLPGA 제공.
박민지가 KLPGA투어 경기 도중 카메라를 향해 미소짓고 있다. 박민지는 KLPGA투어 통산 최다승(20승)과 통산 최다 상금(69억8762만원) 기록을 갖고 있다. KLPGA 제공.


박민지(28)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현역으로서는 레전드급 업적을 쌓았다. 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인 20승을 기록한 것.

KLPGA투어 통산 최다 상금 69억 8762만원 역시 박민지의 몫이다. 7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둔 박민지 말고는 어떤 선수도 60억원의 벽을 넘기지 못했다. 우승 시계도 꾸준하다. 신인이던 2017년부터 매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해 잠시 우승을 보태지 못했지만 올해 어김없이 우승 소식을 전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이런 박민지가 최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프로 테스트에 응하면서 KLPGA 안팎에 충격을 줬다. 일본 프로 테스트는 JLPGA투어에서 프로 선수로 첫발을 디디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의 무대다. 박민지는 프로 테스트 1차는 면제받았지만 약 넉 달 동안 2차부터 시작해 최종전과 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까지 16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박민지가 무엇이 아쉬워서 바닥부터 JLPGA투어에 도전하는지 등을 최근 프로 테스트 2차전을 1위로 통과한 그를 만나 물었다.

박민지는 “한국에서만 계속 선수로 활동하면 내 실력이 점점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이미 잘하고 있잖아’라는 생각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일본 무대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일본 프로 테스트 현장은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절박함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추어 선수들과 같이 경기했는데 정말 간절함이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대회가 많아 이번 대회에서 부진하면 ‘다음 대회에서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박민지는 “일본 프로 테스트에서 함께 경기한 그 친구들은 실패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10년 전에는 저렇게 올라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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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지난 5월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손으로 통산 20번째 우승을 표시하는 포즈를 취했다. KLPGA 제공.
박민지가 지난 5월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손으로 통산 20번째 우승을 표시하는 포즈를 취했다. KLPGA 제공.


다만 박민지는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에서 뛸 자격을 받아도 주무대는 한국이고 일본 대회는 1년에 6~7번 정도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4월에 시작해 11월 초에 끝나는 KLPGA투어가 쉬는 기간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다. 박민지는 “일본은 3월부터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두세 개 대회는 출전할 수 있어서 KLPGA투어 시즌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간중간에도 잠깐씩 건너가서 일본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바빠진다”는 박민지는 “편하고 싶고 도전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바쁘게 살아야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20번이나 우승한 선수가 여전히 성장을 갈망하는 이유도 물었다. 박민지는 “지금도 내 골프를 보면 웃길 때가 있다. 보완해야 할 게 너무 많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자기만족이 독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프로 테스트 출전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그는 “막상 해보니 뭔가를 시작하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질러놓으니 괜찮더라”고 덤덤하게 밝혔다.

일본 도전을 시작하기엔 다소 늦었다는 우려에 대해 박민지는 단호했다.

“솔직히 ‘5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 70세에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나. 결국 지금이 가장 빠른 때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박민지는 또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참 나중에 선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그때 한번 해볼걸’, ‘거기도 한번 나가볼걸’이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예전에는 굳이 해외 대회를 나가야 하나 싶었다.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도 가보고 싶고 일본도, 미국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생각이 바뀐 이유로 그는 ‘자신의 재발견’을 꼽았다.

“나도 몰랐는데 골프와 관련된 내 모든 루틴을 정말 좋아하더라”는 박민지는 “아침 8시에 운동하고, 또 다른 훈련을 하고, 공을 치면서 보내는 바쁜 시간이 좋다. 조금이라도 안 바쁘면 오히려 ‘왜 안 바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과거 ‘20승을 하고 은퇴하겠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는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고, 20승을 이렇게 빨리할 줄도 몰랐다”고 웃으며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기록도 하나 더 만들고 싶고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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