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불능해야 강간” 판례 47년만에 뒤집나…대법원 전원합의체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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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수정 2026-10-16 10:14
입력 2026-10-16 10:14
세줄 요약
  • 강간죄 폭행·협박 기준, 47년 만에 전원합의체 심리
  • 1심 유죄·2심 무죄 엇갈려 대법원 판단 주목
  • 강제추행죄 최협의설 폐기 전례가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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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 DB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 DB


1심 유죄·2심 무죄 나온 사건
강제추행죄 ‘최협의설’은 2023년 폐기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폭행·협박의 수준을 엄격하게 해석해 온 대법원 판례가 전원합의체 판단을 받는다. 그간 대법원은 ‘폭행·협박의 수준이 피해자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는 판례를 유지해 왔는데, 47년 만에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22일 첫 심리를 한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에서 무죄가 나온 사건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해 피해자를 간음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상고하면서 지난해 2월 대법원에 접수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강간죄를 인정하는 데 필요한 폭행·협박의 수준을 어떻게 볼지다. 대법원은 1979년 판결 이래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는 최협의설 판례를 유지했다.

이후 대법원은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전후 사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를 추가했지만,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틀은 유지했다. 이런 기준은 여성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2023년 9월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B씨 사건에서 강제추행죄의 최협의설을 40년 만에 폐기했다. 대법원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해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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