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부캉이? 알고보면 끔찍한 이야기” 최재천 교수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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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15 22:49
입력 2026-10-15 22:27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본 ‘부캉이’ 열풍
기후변화 관심 촉구…무리한 구조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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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가 반가운 시민들
부캉이가 반가운 시민들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관계자들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를 관람하고 있다. 2026.9.29 뉴스1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부산 북항의 흑상어 ‘부캉이’를 보러 간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길에는 기후변화를 생각하고 일행과 토론해 보자고 제안했다.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시간을 주자는 견해를 밝히면서, 무리한 이동 유도로 상어가 다칠 위험도 경고했다.

최 교수는 14일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공개한 영상에서 “왜 부캉이가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수온 상승과 먹잇감 이동을 상어 출현의 배경으로 짚었다. 수온 변화로 물고기 떼가 이동하면 이를 먹는 상어도 따라온다는 해석이다.

한국 주변 바다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6년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5년 한국 해역 바다 표면의 연평균 수온은 약 1.60도 올랐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상승폭은 0.76도였다.

다만 과거에도 흑상어 출몰 기록은 있다. 국내 연구진은 2019년 논문에서 2010년 남해, 2019년 부산 등에서 채집한 흑상어 5개체를 분석했다. 김상화 강원대 샤크랩 교수는 과거 부산 분포 기록을 근거로 부캉이의 이번 수로 진입을 사고로 해석했다.

부캉이 출산 가능성은?최 교수는 부캉이의 체류 이유로 거론되는 출산 가능성에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흑상어가 몸길이 70㎝∼1m의 새끼를 낳으며 동종 포식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캉이가 이미 출산했다면 새끼가 어미 곁을 떠나 수로에 숨거나 바다로 빠져나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김상화 교수는 온라인에서 출산 장면으로 거론한 몸 밖의 붉은 조직에 대해 상어가 장을 잠시 몸 밖으로 내밀어 이물질을 씻어내는 행동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새끼 관찰 여부 등을 고려해 출산 가능성도 낮게 봤다. 그는 13일 현장에서 체형과 헤엄치는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지만, 몸 표면과 눈의 상처를 관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먹이 활동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우려에는 상어가 먹이를 먹는 데 수초밖에 걸리지 않아 관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 가장자리를 헤엄친다는 이유로 ‘관종 상어’라고 부르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사람 가까이 온 모습을 관심을 즐기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면 상어가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를 놓친다는 취지다. 그는 수로의 수온과 먹이 여건이 체류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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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째 출근 중인 무태상어 부캉이
6일째 출근 중인 무태상어 부캉이 23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무태상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북항 수로에서 무태상어가 발견된 것은 지난 18일 이후 6일째다. 2026.9.23 뉴스1


제돌이 방류 경험 들어 야생동물 존중 강조최 교수는 인위적인 부캉이 구조에 대해선 과거 인간의 개입을 둘러싼 논란을 설명하며 제돌이 방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당시, 시설에서 보호받는 동물을 왜 험한 바다로 보내느냐는 비판과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을 거듭 받았다고 회고했다. 제돌이는 2013년 7월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그는 동물을 물건으로 다루는 민법을 거론하며,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 유독 지나친 보호 책임을 내세우는 태도를 비판했다. 현행 민법은 야생동물을 주인 없는 물건인 ‘무주물’로 분류한다. 최 교수는 부캉이를 자연의 구성원이자 생명체로 존중한다면, 다시 수로로 돌아오는 행동도 살피면서 개입 수위를 정하자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부산시는 9월 29일과 10월 2일 두 차례 바다 이동 유도에 실패한 뒤 방법을 보완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보대사 위촉 언급하며 반짝 관심 경계최 교수는 부산시가 부캉이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일을 언급하며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잠깐 관심을 보이는 태도도 경계했다. 부산시는 9월 29일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수로에 흑상어 여러 마리가 나타나는 상황을 가정하며, 그때는 신기함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환경이 바뀌면 부캉이가 스스로 길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반복해서 도는 행동과 신체·정신 상태의 이상을 우려했고, 수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출구를 찾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내보내는 과정에서 상어가 다칠 가능성도 함께 짚었다.

관람객에게는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서 구경하시더라도 조금은 조용하게 그 아이가 자기 삶을 방해받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세줄 요약
  • 부산 북항 흑상어 부캉이, 무리한 구조 자제 제안
  • 수온 상승·먹잇감 이동, 출현 배경으로 지목
  • 관람객에 조용한 관찰과 기후변화 성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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