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항소심… 여군 상관에 성적 비하 발언한 20대 병사 ‘무죄’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5 17:21
입력 2026-10-15 17:21
대법, 27년 만에 상관모욕죄 판례 변경
“사적 대화와 공공연한 모욕 구분해야”
군 복무 중 여군 상관 등을 상대로 성적 비하 발언을 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상관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더라도 사적인 대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최근 대법원 판례가 적용됐다.
제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정길)는 15일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육군 모 부대에서 복무하던 2024년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생활관 등에서 중대장과 소대장, 분대장 등 상관 4명을 모욕하는 발언을 12차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중 3명은 여성이었으며, A씨는 이들을 상대로 성적 비하 발언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이 상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군 조직의 위계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발언의 횟수와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최근 변경된 대법원 판례를 토대로 사건을 직권으로 다시 심리한 뒤 판단을 뒤집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7월 상관모욕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1999년 판례를 27년 만에 변경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군형법상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법 조항에 명시된 ‘문서·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할 정도로 공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상관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취침이나 휴식 시간에 동기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며 불만을 토로하던 중 충동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대화 등이 아니라 공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해야 한다”며 A씨의 발언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여군 상관 성적 비하 발언 병사 항소심 무죄
- 1심 집행유예 뒤집고 사적 대화로 판단
- 대법원 판례 따라 공공연성 요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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