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부산시, 찬반 논란 ‘퐁피두·라스칼라’ 철회

정철욱 기자
수정 2026-10-14 18:34
입력 2026-10-14 18:34
세줄 요약
-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사업 전면 철회 결정
- 시민 숙의 결과와 재정·환경 부담 종합 반영
- 대안으로 지역 미술관 역량 강화·북항 활용
부산시가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건립,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 오페라 공연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개월간 시민 숙의에서 나온 의견과 사업 여건을 종합한 결과 퐁피두 센터 건립,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은 약 1100억원을 들여 남구 이기대공원에 1만5000㎡ 규모 미술관을 짓고, 퐁피두 센터가 소장한 작품을 활용한 전시 등을 하는 것이다. 라 스칼라 초청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제작 노하우를 흡수하는 목표로 추진됐으며 예산은 약 100억원이었다. 두 사업 모두 지역 문화 기반과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기대가 있는가 하면 예산 투입이 과도하고 지역 예술계를 소외시킨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검토 결과 시는 국가지질공원인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인 퐁피두 센터를 짓는 것은 이득보다 대가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건립비와 별도로 매년 운영비 125억원이 든다는 사업계획 용역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고, 시 재정으로 장기간 감당하기 어렵다고 봤다. 센터와 지역 예술계의 동반성장 계획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시는 대신 시립미술관, 현대미술관의 전시·연구·소장 역량을 높이고, 북항에 전액 국비로 3000㎡ 규모 전시 공간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기로 했다.
라 스칼라 공연은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중단하기로 했다. 사업비 중 40~50%를 기업 기부·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편성 등 준비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까지 확약 규모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큰 비용을 들이는 공연이지만, 지역 예술인 참여와 교육, 인재 양성으로 이어갈 방안이 충분치 못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시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자재 반입 지연 등으로 내년 9월 예정이던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 개관 이후 운영 체계가 안정화되면 라 스칼라 등 세계적 공연 추진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 시장은 “이번 숙의는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과 함께 찾는 과정이었다. 이번 결론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의 기대와 제안도 앞으로의 정책에 소중히 담겠다”라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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