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회의록 등 ‘AI 동료’ 활용 … 공직사회 업무 방식 확 달라졌다

강주리 기자
수정 2026-10-13 01:05
입력 2026-10-13 01:05
정부 ‘온AI’ 이용, 연내 47곳으로
정책 기획 집중·민원 처리 속도
“국민 체감 서비스 개선 이어져야”
“관련 서류를 모두 찾아서 핵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줘.”
정부 부처의 A사무관은 인공지능(AI) 업무지원 플랫폼 ‘온AI’를 활용해 회의록과 보고서 초안을 단 10분 만에 완성했다. 이제 회의 주요 발언을 일일이 정리하고 수십 쪽의 자료를 뒤지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B서기관은 출장 중에 상급자로부터 법령을 보완하라는 지시를 받고서 온AI로 관련 조문을 검색해 보고서를 수정한 뒤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AI가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싹 바꿔놓고 있다. 회의 준비부터 회의록 정리, 보고서 작성까지 ‘찾고 읽고 정리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공무원의 업무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정책 기획과 대국민 서비스에 집중할 여력이 생기면서 민원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온AI’를 도입한 중앙행정기관은 이달 현재 25곳에서 연말까지 47곳으로 늘어난다. 온AI는 정책 검색·요약, 보고서 초안·회의록 작성 등을 지원한다. 지난 4월 모바일 서비스 도입으로 출장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확인하고 보고할 수 있게 됐다.
AI를 활용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공무원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AI정부실험실’에서는 코딩 지식 없이도 AI로 행정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지난 8일 기준 AI정부실험실의 나온 결과물을 관리하는 공공 AI 개발 산출물 저장소(GitLab) 가입자는 2720명, 등록 프로젝트는 1095개로 석 달 만에 크게 늘었다. 공무원들이 행정 현장의 불편을 해결하는 ‘AI 개발자’로 변신한 셈이다.
실제 행안부 C사무관은 행정법과 담당 기관, 필요 서류·절차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한민국 제도 지도’를 개발했다. 경기 군포시는 아이 이름·성별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출생·혼인신고 서식이 자동 완성되는 ‘민원신청서 작성 도우미’를 만들었다. 낯선 행정 용어와 복잡한 서식에 따른 민원인 불편과 공무원의 반복 안내 업무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AI 활용 역량을 갖춘 공무원도 육성한다. 지난해 541명이었던 ‘AI 챔피언’을 올해 1200명, 2030년까지 2만명으로 늘린다. AI정부실험실 동시 접속 규모도 지난달 200명에서 내년 6000명으로 확대한다. 온AI는 54개 지자체 공무원 약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 지방정부로 확산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AI 행정 혁신이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득조 광주과학기술원 AI정책전략대학원 교수는 “단기 성과보다 민원 처리 시간과 서비스 정확성 등을 단계적 기술개발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대 경기대 AI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아직 업무 효율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지표는 부족하다”며 “AI 생성 자료는 반드시 사람이 검증해야 하고 오류 발생 시 법적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세줄 요약
- 온AI 도입 확산, 회의록·보고서 작성 지원
- 출장 중 모바일 활용, 자료 확인·수정 가능
- AI정부실험실 통해 행정 프로그램 직접 개발
2026-10-13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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