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화가’ 변시지 탄생 100주년 특별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서울 순회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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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10-12 14:41
입력 2026-10-12 14:41

고려대 박물관에서 11월 18일까지 전시
작가가 직접 빚고 만든 ‘자소상’과 ‘삼족의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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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대로 가는 길’을 담은 ‘변시지 탄생 100주년 특별전’ 포스터. 고려대학교박물관 제공
작품 ‘이대로 가는 길’을 담은 ‘변시지 탄생 100주년 특별전’ 포스터. 고려대학교박물관 제공


제주의 거친 자연과 풍토를 독창적인 화풍으로 담아내어 ‘폭풍의 화가’로 불리는 우성(宇城) 변시지(1926~2013)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순회전이 서울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 열린다.

고려대학교박물관은 성북구립미술관과 협력하여 변시지 탄생 100주년 특별전 서울 순회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마른 풀잎색 사유, 존재의 바람’을 기획전시실 및 현대미술전시실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의 ‘K-뮤지엄 지역순회전시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이번 전시는 서귀포공립 기당미술관 전시의 성과를 잇는 자리로, 11월 18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변시지 화백이 직접 빚고 제작한 미공개 입체 조형 유작들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화백 스스로의 내면을 흙으로 빚어낸 ‘자소상’(自塑像)과 작가가 직접 손수 제작해 생전 사유의 벗으로 삼았던 세 발 의자 ‘삼족의자’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화폭 속 황톳빛과 바람의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작가의 내밀한 손길과 실존적 태도를 원형 그대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여기에 작가의 생전 사유와 화업의 궤적을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가 더해져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나는 색을 버렸다’ 등 작가가 직접 쓴 독백의 글을 담은 영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작가의 이 독백 영상을 보고 난 뒤 그림을 관람하면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변시지의 화면을 지배하는 황톳빛 대지와 휘몰아치는 바람, 구부정한 나그네의 형상은 단순한 제주 풍경 묘사를 넘어선다. 화려한 기교를 덜어내고 뼈대만 남긴 그의 절제된 조형 언어는, 거친 풍토 속에서 홀로 서서 삶을 감내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적 고독을 정직하게 비춘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에 최초로 선보이는 ‘자소상’과 화백이 직접 제작한 ‘삼족의자’는 변시지가 평생 마주했던 자기 응시와 실존적 침묵을 가장 순수하고 소박한 물질감으로 증언하는 귀중한 작품”이라며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전시는 그의 회화뿐 아니라 삶의 원형을 온전히 체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세줄 요약
  • 변시지 탄생 100주년 특별전 서울 순회전 개막
  • 미공개 입체 유작 자소상·삼족의자 첫 공개
  • 아카이브·독백 영상으로 화가의 사유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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