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중수청을 정치기관 착각”
대통령 보조 맞춰 기강 확립 나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한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을 감찰하라고 11일 중수청에 지시했다. 이에 임 청장은 감찰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수청은 출범 후 인력·설비 부족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내부 갈등에 따라 감찰을 먼저 하는 상황이 됐다.
윤 장관은 이날 SNS에 “임 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할 것을 중수청에 지시하겠다”며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신설되는 기관의 간부가 중수청장 후보에 대한 지적질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려하는 눈으로 보는 국민들이 많다”며 “과거 검찰의 정치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임 청장은 지난 5일 “초대 중수청장은 1호 중수청 수사관”이라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김 후보자를 공개 비판했다. 이튿날 광주중수청 첫 출근길에도 “(김 후보자가) 검찰 시절 지휘부로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자신에 대한 감찰 지시가 내려진 약 3시간 뒤 “중수청에서도 감찰 1호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잘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의 감찰 지시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파 비판 직후에 나왔다. 이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 메시지에도 강경파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은 데다, 특히 현직 공무원 신분인 임 청장이 비판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자 윤 장관이 이 대통령의 보조에 맞춰 공직기강 확립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엑스(X)에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강경파를 직격했다.
중수청법 6조는 ‘행안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중수청과 그 소속 직원들을 지휘·감독한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별 사건은 직접 개입할 수 없지만, 조직 운영과 복무기강 등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이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임 청장의 감찰을 담당할 중수청 본청의 감찰관은 공석 상태다. 감찰관 산하 감찰담당관인 허성환(사법연수원 34기) 수사관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중수청 관계자는 “아직 공식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다”며 “신속하게 관련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청장의 공개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 혹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수청 고위 수사관으로서 내부 기강을 해치거나, 국회의 인사 검증 업무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가 판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찰 결과 징계 사유가 인정되면 1급 상당인 임 청장은 중수청법 23조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 여부가 결정된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임 청장의 반복적인 공개 발언을 고려하면 감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 차장검사는 “징계는 당연한 수순이고, 너무 늦은 감도 있다. 공무원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중수청의 독립성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임 청장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에 장악돼 있다”며 공개 비판했지만, 구두 경고만 받고 감찰을 받진 않았다.
하종민·김주환·반영윤 기자
세줄 요약
- 윤호중 장관, 임은정 청장 감찰 지시
- 임 청장, 김지용 후보 공개 비판 지속
- 중수청, 출범 직후 내부 갈등 격화
2026-10-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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