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김지우는 잊어라...평행이론 떠올리게 한 두산 새내기의 깜짝 시구
박현진 기자
수정 2026-09-30 11:30
입력 2026-09-30 11:30
세줄 요약
- 루키베어스데이서 김지우 첫 팬 인사
- 시구 공은 스트라이크존 크게 이탈
- 두산, 김지우 거포 야수 육성 방침
투수 김지우를 잊으라는 무언의 시위였을까.
2027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은 김지우(서울고)가 29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섰다.
두산은 이날 드래프트를 통해 뽑은 11명의 신인 선수들을 선보이는 ‘루키베어스데이’ 행사를 가졌다. 더그아웃을 방문해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들은 뒤 경기 직전에는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도 인사했다. 신인선수들을 대표해 1라운더 김지우가 시투를 맡았고 2라운더인 설재민(덕수고)이 시포자로 나섰다.
김지우는 투타에서 모두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며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된 하현승(부산고),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엄준상(덕수고)과 함께 ‘빅3’로 불렸다. 역대급 구위의 강력한 시구가 기대됐으나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났다. 설재민이 벌떡 일어나며 손을 쭉 뻗어서 겨우 공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김지우의 멋쩍은 웃음이 이어졌다.
8년 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뽑은 김대한 역시 투타겸업의 기대주였다. 그런데 김대한은 포수 머리 위로 날아가는 어이 없는 공을 던졌다. 더그아웃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태형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이 깜짝 놀라 마시던 음료수를 뿜어내 화제가 됐다.
김지우는 “그 장면을 나도 봤다. 그래도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지 않았나”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스파이크가 아니라서 신발 앞쪽이 미끄러졌다. 그래서 공이 좀 높게 들어갔는데 그래도 포수를 넘기지 않아 다행이다. 잠실구장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뜻깊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8년 전에는 김대한의 시구 이후 그를 타자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치 시구 실투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처럼. 그런데 이번엔 아예 드래프트 현장에서부터 ‘야수’라고 못박으며 김지우를 거포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그래서 김지우의 시구 실투는 투수 포지션과의 이별을 고하는 퍼포먼스 처럼 보였다.
김지우는 “이제야 프로선수가 된다는 실감이 난다.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직접 만나니 신기하기도 했고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팬들께서도 알아보고 박수도 보내주셔서 더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다. 당장은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 신인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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