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원원이랑 바꿨어요!” 세기의 라이벌도 나눈다…오가는 핀 교환, 쌓이는 우정 [나고야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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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30 08:37
입력 2026-09-30 08:35

각국 NOC에서 제작해 서로 맞교환
짧은 교류지만 대회 특별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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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 이상급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빨간 원 안의 배지가 중국의 리원원에게 받은 배지다. 2026.9.29 나고야 류재민 기자
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 이상급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빨간 원 안의 배지가 중국의 리원원에게 받은 배지다. 2026.9.29 나고야 류재민 기자


“이거요? 리원원이랑 바꾼 거예요.”

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 이상급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도중 배지를 자랑했다. 여자 역도 ‘세기의 라이벌’이자 이날 우승한 리원원(중국)과 우정의 징표로 나눈 배지였다. 리원원과 바꾼 배지는 중국의 상징과도 같은 판다가 그려져 있었다.

국제대회 가면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핀 트레이드?”다. 각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나 기타 단체에서 제작한 핀을 서로 바꾸자는 것이다. 취재진이고 선수들이고 가릴 것 없이 보이면 서로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우정의 징표로 교환하는 것이지만 짧은 순간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것과 바꾸려는 눈치 싸움도 은근하게 있어 마치 타짜의 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대한체육회 역시 매번 국제대회마다 배지 제작을 한다. 이번에도 4가지 종류를 만들었다. 예쁘게 제작한 덕에 한국의 핀은 꽤 인기가 많다.

핀 교환은 선수촌에서 유독 활발하다. ‘인싸’ 기질이 있는 선수들일수록 핀이 주렁주렁 휘황찬란하다. 습관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박혜정과 리원원처럼 서로 특별한 사이의 교환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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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일본 나고야에 마련된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선수촌 앞에서 만난 지앙종카이가 핀 교환을 위해 수집한 핀을 살피고 있다. 2026.9.21 나고야 류재민 기자
21일 일본 나고야에 마련된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선수촌 앞에서 만난 지앙종카이가 핀 교환을 위해 수집한 핀을 살피고 있다. 2026.9.21 나고야 류재민 기자


국제대회의 소소한 문화이지만 단순 취미 수준을 넘는 사람도 있다. 지난 21일 일본 나고야에 마련된 컨테이너 선수촌 앞에서 만난 중국인 지앙종카이가 그런 사례다. 수백개의 핀을 진열해두고 지나가는 선수들이나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교환을 시도하는 그는 가히 핀 교환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매매는 안 되고 오로지 교환만 하는 게 원칙이다.

그는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 때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취미이기도 하고 국제대회에 있는 하나의 중요한 문화니까 휴가를 내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선수촌이 긴조후토 쪽의 크루즈선과 나고야항 쪽의 컨테이너로 분산돼 있다 보니 하루는 긴조후토, 하루는 나고야항을 오가는 식으로 선수들과 바꾸기 위해 움직인다.

지앙종카이는 “이번 대회는 선수촌이 나뉘어 있어서 많은 선수를 한꺼번에 만나기가 힘들다”면서 “내가 옮겨 다니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는 잠깐의 틈에도 많은 이가 배지에 관심을 보이고 교환을 시도했다. 1990년대 열렸던 올림픽 배지도 있어 ‘어떻게 구했느냐’ 묻자 그의 열정을 보고 가치가 높은 배지도 기꺼이 바꿔줬다고 한다.

국제대회에서 핀을 바꾸는 짧은 시간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잠시 말을 나누고 서로의 존재를 기억하는 특별함이 깃든다. 경기장에서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수들이지만 메달의 색깔이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나누는 우정의 교류가 국제대회를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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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류재민 기자
세줄 요약
  • 박혜정, 리원원과 배지 교환으로 우정 확인
  • 국제대회 핀 트레이드 문화와 선수촌 교류
  • 배지 수집가 지앙종카이의 적극적 교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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