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실망이야” 배우들 ‘악플’ 테러…‘암살자(들)’ 제작진 고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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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9-29 11:07
입력 2026-09-29 11:07

주연 이민호·‘추천사’ 이영애·김고은 등 표적
영화 평론한 이동진 영상엔 악플 6500여개
‘명예훼손’ 고발전으로…제작진 “창작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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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암살자(들)’ 홍보물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야권과 보수 진영에서 ‘역사 왜곡’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영화에 대해 평가한 배우, 평론가 등이 ‘악플 테러’를 당하고 있다. 제작진을 상대로 한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9일 영화계에 따르면 ‘암살자(들)’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사회부 기자 한영일 역을 맡은 배우 이민호의 소셜미디어(SNS)의 최근 게시물에는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이런 영화에 출연하다니, 형 실망이야”, “역사왜곡인 줄은 알고 출연한거냐” 등의 댓글을 달며 날을 세웠다. 10여년째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이민호의 SNS에는 전세계 팬들이 각국 언어로 적은 댓글로 가득한데, 이처럼 팬들이 아닌 네티즌의 악플이 쏟아진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의 VIP 시사회에 참석한 뒤 추천사를 남겼던 배우 이영애와 김고은, 박병은 등의 SNS도 ‘악플 테러’의 표적이 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도 악플을 피하지 못했다. 이 평론가는 유튜브 채널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지난 25일 ‘암살자(들)’ 리뷰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날 오전 10시 기준 43만회 조회된 가운데 댓글이 6500개 넘게 달렸다. 이 평론가의 영화 평론 영상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린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평론가는 영화에 대해 “중요한 사건에 대한 중대한 의문 제기를 제대로 하면서도, 적당한 데에서 시선을 거둔다”며 “과감하면서도 사실을 끝까지 확정적으로 결론짓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치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이 평론가의 영상에 “영화를 상영 중단해야 한다”, “영화계가 썩었다”, “당신도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연 배우에 “역사왜곡 알고 출연했나”
야권·보수진영 “표현의 자유 아닌 모독”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의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와 의혹을 다룬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경축사를 하던 박 전 대통령은 저격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대신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있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지었다.

문세광은 그해 12월 20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에 처해졌으나, 일각에서는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이 육 여사를 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영화는 범행의 진실을 파고드는 기자와 형사를 중정이 방해하는 장면을 통해 이러한 의혹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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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 비판 기자회견하는 구자근·강명구 의원
영화 ‘암살자(들)’ 비판 기자회견하는 구자근·강명구 의원 국민의힘 구자근·강명구 의원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6.9.28 연합뉴스


영화 개봉 직후 야권과 보수진영은 ‘역사 왜곡’, ‘고인 모독’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며 “표현의 자유는 좌파의 전유물인가”라고 되물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육 여사 피격의 진짜 배후는 고 박정희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한다”며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다.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영화의 상영 중단과 제작사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제작진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제작진은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존중한다”며 “창작의 산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고발전으로 비화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허 감독과 제작진을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영화 제목도 ‘암살자’가 아니라 복수형인 ‘암살자(들)’로 정해 문세광 외에 다른 암살 주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며 “관객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 배후에 있었거나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던 영화는 전날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영화는 전날까지 16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소라 기자
세줄 요약
  • 역사 왜곡 논란 확산, 배우·평론가 악플 테러
  • 보수 진영 상영 중단·사과 요구, 제작진 해명
  • 전직 시의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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