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과식 후 ‘쓰린 속’… 잠들기 3시간 전엔 숟가락 놓으세요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22 00:33
입력 2026-09-21 18:05
명절 위식도역류질환 예방법
타는 듯한 가슴쓰림에 신물 올라와갈비찜·전 등 고지방 음식 줄이고
잘 때는 왼쪽으로 돌아누우면 완화
방치하면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도
추석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름진 전과 갈비찜, 과식과 과음, 야식이 이어지다 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위식도역류질환(역류성식도염·GERD)’이다. 명절 직후 소화기내과를 찾는 환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식도 협착이나 식도암 전단계인 ‘바렛 식도’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본래 식도는 가늘고 긴 파이프 모양(굵기 2~3㎝, 길이 약 25㎝)으로, 하루 약 3㎏, 연간 1톤에 달하는 음식물이 통과하는 통로다.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저장·소화하는 위는 크기 약 1.5L, 두께 3~8㎜ 정도로, 한 끼에 약 1L, 하루 최대 5L의 위액을 분비하는 부지런한 장기다.
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위에는 ‘하부식도괄약근’이라는 고리 모양의 근육이 존재한다. 평소에는 꽉 닫혀 있어 위 내부의 강력한 위산이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밸브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름진 고지방 식품, 초콜릿, 커피, 음주 등은 하부식도괄약근의 조임력을 약화시킨다. 여기에 과식을 하면 위 내부 압력이 높아져 괄약근이 쉽게 열리면서 위산과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와 화끈거리는 가슴쓰림과 입안으로 신맛 나는 액체가 넘어오는 ‘산역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10명중 1명꼴로 흔한 이 질환은 위 상부가 횡격막 위로 튀어나온 ‘위식도열공헤르니아(위식도열공탈장)’ 환자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의 20~50%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다.
역류성식도염은 증상이 비슷해도 식도 내부의 실제 병변 상태는 환자마다 다르다. 위산 역류량과 식도 점막의 과민성에 따라 병태가 나뉘기 때문이다.
위산 역류가 많은 침식성 역류질환(ERD)은 식도 점막에 미란이나 궤양 등 염증이 명확하고, 비침식성 역류질환(NERD)은 위산 역류 증상이 있지만 내시경상 식도 점막의 염증이 관찰되지 않는 유형이다. 진단상 식도 과민성(기능성 소화불량·과민성 식도) 질환은 실제 위산 역류가 거의 없으나 식도 감각이 과민해져 증상을 호소하는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가슴쓰림이 발생하면 약국에서 흔히 제산제를 찾지만, 제산제는 위산 중화 효과가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위액 분비를 억제하지는 못한다.
증상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치료하려면 위산 분비를 직접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와 차세대 약물인 ‘칼륨 이온 경쟁형 산성제한제(P-CAB)’가 있다. PPI는 약 30년간 쓰이며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다. 다만 약효가 최고점에 도달하기까지 2~3일이 걸린다. P-CAB은 약물 복용 후 몇 시간 내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내시경 검사 결과 식도에 명확한 염증이 확인된 경우에는 작용이 빠르고 강력한 P-CAB을 최우선으로 권장하며, 염증이 관찰되지 않는 비침식성 질환에는 순한 PPI를 주로 처방한다. 따라서 정확한 약물 선택은 내시경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 치료만큼이나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 취침 최소 2~3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마쳐야 한다. 야식을 피하고 과식을 삼간다. 둘째는 고지방 명절 음식, 알코올, 초콜릿, 커피 등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음식을 줄인다. 셋째, 복부 비만은 내장 지방이 위를 압박해 역류를 유발하므로 체중 조절이 필요하며, 흡연은 괄약근 완화를 유발하므로 금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식도열공탈장이 있거나 밤마다 역류가 심하다면 베개를 높게 베어 위산 역류를 차단한다. 식후 눕고 싶다면 위 모양 구조상 몸의 왼쪽을 아래로 하고 누워야 위액 역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추석 과식·과음으로 역류성식도염 급증 우려
- 가슴쓰림·신물 역류, 방치 시 합병증 진행
- 취침 전 식사 중단과 왼쪽으로 눕기 권고
2026-09-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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