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시대 끝나나…“수익 끊겼다” 영상 삭제 나선 유튜버들, 쯔양·히밥도 영향?[이슈픽]
이보희 기자
수정 2026-09-21 18:44
입력 2026-09-21 18:44
유튜브, 폭식·섭식장애 관련 콘텐츠 수익 제한 강화
유튜버 미소, 4년치 영상 339개 삭제
폭식·섭식장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규제가 강화되면서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구독자 약 44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살빼조는 지난 18일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수익 창출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폭식·섭식장애와 관련한 유튜브 가이드라인이 엄격해지면서 해당 콘텐츠를 올린 채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빼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측과 대응 방안을 찾고 있으며, 어떤 영상이 제재 대상이 될지 몰라 영상 업로드도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먹방 유튜버 미소도 유튜브 정책으로 인해 과거 영상을 대거 정리했다고 밝혔다.
미소는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4년간 축적한 667개의 영상을 전수 확인한 뒤 이 가운데 339개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앞서 유튜브로부터 가이드라인 위반 통보를 받은 뒤 수익 창출이 중단됐고, 이후 한 달가량 이의를 제기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 제작한 영상에는 체중 변화와 식단, 다이어트 과정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극복 과정을 공유하려는 취지였지만, 유튜브 측에서는 콘텐츠가 청소년이나 섭식장애 위험군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먹방’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핵심은 ‘모방 위험’유튜브의 공식 정책을 보면 모든 먹방 콘텐츠를 일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는 섭식장애를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 섭식장애 행동을 따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섭식장애 관련 콘텐츠도 제한 대상이다. 위반 정도에 따라 영상 삭제나 경고, 채널 제재 등이 이뤄질 수 있다.
광고 수익과 관련해서도 기준이 별도로 적용된다. 유튜브는 광고주 친화적 콘텐츠 가이드라인에서 폭식이나 완하제 남용 등 섭식장애 행동을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이를 따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는 광고 수익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반면 교육·다큐멘터리 목적이나 섭식장애 경험을 회복의 맥락에서 다루는 콘텐츠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4세 중국 먹방 스타 사망…“반복적인 폭식으로 칼륨 빠져”앞서 중국에서 20대 먹방 크리에이터가 사망하면서 먹방 콘텐츠를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먹방 인플루언서 ‘잉잉(본명 천쯔이)’은 지난달 17일 2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부모는 지난 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딸의 부고를 알렸다.
잉잉은 중국 숏폼 플랫폼 콰이쇼우에서 활동하며 12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먹방 인플루언서였다. 특히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방송과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사망 사흘 전인 지난달 14일 올린 마지막 영상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잉잉은 반복적으로 음식을 먹은 뒤 칼륨이 빠져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혈중 칼륨 수치가 한때 2.3mmol/L까지 떨어졌다고도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그가 과거에도 저칼륨혈증으로 여러 차례 입원한 사실을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잉잉은 과거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한 번에 삭힌 오리알 수십개를 먹는 등 강도 높은 먹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먹는 양이 많을수록 방송 반응과 판매 효과가 커졌다는 취지의 증언도 전해졌다.
반복적인 구토·설사로 칼륨 떨어지면 부정맥 위험전문가들은 잉잉의 사례에서 단순히 ‘많이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저칼륨혈증이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중국 의료진은 폭식 자체보다 반복적인 구토나 설사약 사용 등이 체내 칼륨 손실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신문망이 인용한 의료진에 따르면 혈중 칼륨의 일반적인 정상 범위는 약 3.5~5.5mmol/L이며, 2.5mmol/L 미만은 중증 저칼륨혈증에 해당한다. 잉잉이 언급한 2.3mmol/L는 이 기준보다도 낮은 수치다.
칼륨은 심장과 신경, 근육의 정상적인 기능에 중요한 전해질이다. 혈중 칼륨이 심하게 부족해지면 심장의 전기적 신호에 이상이 생겨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잉잉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유족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부 중국 매체와 관계자들은 장기간의 저칼륨 상태가 심정지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공식적인 사망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먹어야 살아남는 구조앞서 중국에서는 2024년에도 24세 먹방 스트리머 판샤오팅이 장시간 먹방을 진행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보도에서는 부검 결과 위가 심하게 팽창·변형됐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가득 차 있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2025년에는 튀르키예의 먹방 틱톡커 에페칸 퀼튀르가 24세로 사망했다. 그는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르게 먹는 영상을 올리며 약 15만 5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했지만, 심각한 비만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거동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약 3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졌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음식의 양을 늘리거나 먹는 방식을 점점 자극적으로 만들 경우 크리에이터에게는 조회수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일부 시청자에게는 섭식장애 행동을 모방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유튜브는 섭식장애 관련 콘텐츠에 대해 시청자, 특히 미성년자와 위험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먹방 유튜버들의 수익 창출이 잇따라 제한되면서 쯔양, 히밥 등 대형 먹방 채널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그동안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대식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으며, 유튜브를 넘어 지상파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다만 현재 유튜브 정책의 핵심은 단순히 음식을 많이 먹는 행위 자체보다 섭식장애를 조장하거나 모방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맞춰져 있어, 이들의 일반적인 먹방 콘텐츠까지 제재 대상이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보희 기자
세줄 요약
- 폭식·섭식장애 관련 규제 강화로 먹방 수익 중단 확산
- 살빼조 수익 중단, 미소는 339개 영상 삭제
- 단순 먹방 금지 아님, 모방 위험 콘텐츠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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