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정원이 효자네”…노년층 혈압·불안 낮추는 10분 원예의 힘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21 17:30
입력 2026-09-21 17:30
세줄 요약
- 10분 원예, 노년층 혈압·불안 감소 효과
- 화분 물주기 뒤 알파파·베타파 동시 증가
- 작은 베란다 정원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
집 안에 굴러다니던 작은 화분에 물을 주는 데 걸리는 시간 단 10분. 이 짧은 시간이 약 한 알보다 더 강력한 건강 비결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치료 없이 일상적인 감각 자극과 가벼운 신체 활동을 통해 마음과 몸의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비약물적 스트레스 완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허난과학기술대와 퉁지대 공동 연구진은 원예 활동이 노년층의 신체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상하이 한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평균 68세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첫날 10분간 실내 화분 15개에 물을 주거나, 같은 시간 동안 컴퓨터 카드 게임(솔리테어)을 수행한 뒤 다음 날 서로 활동을 바꿔 참여했다.
연구진이 활동 전후의 혈압과 뇌파(EEG) 변화를 분석한 결과, 화분에 물을 준 후에는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반면 컴퓨터 게임을 마친 후에는 이러한 혈압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원예 활동은 뇌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들이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한 초기 몇 분 동안 뇌에서는 편안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알파파와 함께 집중·깨어 있는 상태와 관련된 베타파가 동시에 증가했다. 이는 뇌가 긴장은 풀린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눈앞의 활동에 몰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뇌파 장비로 측정한 ‘명상 점수’ 역시 컴퓨터 게임을 할 때보다 식물을 돌볼 때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참가자들은 원예 활동 후 불안 점수가 낮아졌으며 훨씬 더 이완되고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식물을 직접 만지고 물을 주는 과정에서 오감이 자극되고, 가벼운 신체 활동이 수반되는 점이 스트레스 경감과 혈압 안정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거창한 정원이 없더라도 가정 내 베란다나 거실의 작은 화분을 10분간 돌보는 것만으로도 노년층의 혈압 관리와 마음 안정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홍콩 작업치료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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