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고양이가 튕겨 올랐다?”…다 죽어가던 비트코인, 반등 이유는 [재테크+]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9-21 16:40
입력 2026-09-21 16:40
35일간 29% 반등…“6만 달러 부근이 바닥일 수도”
“美 금리 인상에도 버텨…SEC 조치가 반등 불 붙여”
“죽은 고양이 반등” vs “주황색 넥타이 계속 맨다” 설전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하던 비트코인이 반등하며 강세장 직전에 나타났던 핵심 신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이 신호가 나온 뒤 가격이 이전 저점 아래로 떨어진 경우가 드물어 시장에서는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안도감이 퍼지고 있는데요.
미국 금리 인상과 규제 당국의 신규 정책 등 시장을 흔들 만한 악재와 변수가 잇따랐지만, 행정부의 새로운 규제 행보가 반등세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이번 반등을 두고 잠시 튀어 오르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경계론과, 이미 시장에 안착했다는 찬반 논의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45주 만에 ‘50주선’ 넘어서2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45주 만에 처음으로 50주 이동평균선을 위로 뚫어냈습니다. 한 주 동안 6% 가까이 오르며 8만 1000달러(약 1억 116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고, 최근 35일 동안 올린 반등 폭만 29%에 달합니다.
50주 이동평균선은 최근 1년 동안 주간 종가를 평균 낸 수치인데요. 비트코인의 장기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선으로 쓰입니다. 상승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이 선 위에서 움직이고 오랜 하락장에서는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번번이 이 기준선에서 가로막히곤 했습니다.
가상자산 분석기업 갤럭시 리서치는 이를 두고 일종의 저항선으로 규정했습니다. 일단 선 밑으로 밀려나면 진짜 바닥에 다다를 때까지는 선 위로 되돌아가려는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대로 이 선을 성공적으로 넘어선 시기는 약세장이 끝나고 강한 상승장이 열리는 길목이 되곤 했습니다.
갤럭시 리서치가 2011년 이후 발생한 대형 하락장을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이 주간 종가 기준으로 이 선을 되찾은 사례는 모두 13번이었습니다. 이 중 11번은 이후 이전 저점을 다시 깨고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최악의 구간은 이미 탈출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최대 600배 폭등…과거 돌파 직후 벌어진 일들과거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네 차례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11년 폭락 이후 2012년 1월 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2달러(약 2800원) 안팎에서 2013년 말 1200달러(약 166만원) 근처까지 약 600배 치솟았습니다.
약세장이 끝난 2015년 10월에는 200달러(약 28만원) 선에서 출발해 2017년 12월 2만 달러(약 2759만원) 부근까지 약 100배 뛰었습니다. 2018년 폭락을 거쳐 2019년 5월 선을 돌파했을 때는 3200달러(약 441만원) 근처 바닥에서 2021년 11월 6만 9000달러(약 9517만원) 이상으로 22배가량 폭등했습니다.
2022년 바닥을 찍은 뒤 2023년 3월 선을 넘어선 시기에는 1만 5500달러(약 2138만원)선에서 시작해 2025년 10월 12만 6000달러(약 1억 7382만원) 안팎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약 8배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고배를 마신 적도 있었습니다. 13번의 돌파 시도 중 2번은 돌파에 실패했습니다. 2021년 12월 26일과 2022년 3월 27일 비트코인은 선을 잠깐 뚫어내는 데 그친 채 다시 기세가 꺾였고 결국 1만 6000달러(약 2207만원) 부근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코인데스크는 이번 돌파 현상을 두고 “최근 몇 달 사이 6만 달러(약 8276만원) 근처에서 약세장의 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사상 최고가를 향해 다시 오를 여지도 충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연준 만장일치 금리 인상에도…악재 소화한 뒤 반등지난 한 주 동안 가상자산 시장에는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명 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2023년 이후 이어오던 금리 인하 및 동결 기조를 마감하는 첫 인상이었지만,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미 몇 주 전부터 이를 가격에 선반영하며 대비를 마쳐둔 덕분에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규제당국도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규칙을 정립할 ‘클래리티법’(CLARITY Act) 절차 표결이 부결되며 악재가 터졌지만 48시간 만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전격적인 대응책을 내놨습니다.
CFTC는 ‘가상자산 거래 및 시장 규정’이라는 사전 규제안을 백악관 검토 단계로 넘겼고, SEC는 미국 토큰화 주식에 5년 동안 ‘혁신 면제’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부 차원의 제도화 조치가 오히려 비트코인 반등세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죽은 고양이 반등일 뿐” vs “주황색 넥타이는 계속 맨다”하지만 장기적 전망을 두고는 여전히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유명 투자자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비트코인이 8만 달러대를 되찾은 지난 18일 “죽은 고양이가 계속 튀어 오르고 있다”며 비꼬았습니다. 주가나 자산 가격이 대폭락한 뒤 잠깐 반등하는 현상을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월가의 비유에 빗대어 경고한 것입니다.
칼라카니스는 비트코인이 결제나 스마트 계약 기능에서 뚜렷한 장점이 없으며 난해한 사용법 때문에 대중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해적 같던 초기 이용자들이 이제 주황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변했다”며 비트코인이 초기의 혁신적 야성을 잃은 채 겉치레만 일삼는 투자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비트코인이 대중화되고 명확한 쓰임새를 찾을 운명이었다면 진작에 증명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칼라카니스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치며 “주황색 넥타이는 계속 맨다”고 응수했습니다. 어떤 비판과 폭락장 속에서도 비트코인을 향한 강한 신념과 투자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비유적 선언입니다.
세일러 회장은 “2011년부터 비트코인이 성숙해지는 과정을 지켜보지 않았느냐. 이제 비트코인은 1조 6000억 달러(약 2205조원) 규모의 성공작이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세대에 걸쳐 부를 지켜내는 일은 저녁 식사 자리의 가벼운 화젯거리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야망”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김성은 기자
세줄 요약
- 45주 만에 50주선 회복, 강세장 신호 부각
- 과거 돌파 뒤 저점 이탈 드문 사례 다수
- 연준 금리 인상·규제 변수도 시장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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