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외도피사범 해외 검거 8개월만에 작년 추월…“풍선효과 대응해야”
이지 기자
수정 2026-09-20 17:50
입력 2026-09-20 17:48
베트남·말레이 등 주변국 검거 급증
“국가 간 촘촘한 공조 더욱 강화해야”
올해 해외에서 붙잡힌 국외도피사범이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검거 인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캄보디아 스캠단지 사태 이후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가 강화되면서 첩보 공유부터 현지 확인·검거까지 속도가 빨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캄보디아 집중 단속으로 범죄 거점이 주변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공조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경찰청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에서 검거된 국외도피사범은 960명으로, 지난해 한 해 검거된 846명을 이미 넘어섰다. 경찰이 해외 검거 인원을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연간 실적보다 13.5% 많은 인원을 붙잡은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사기가 626명(65.2%)으로 가장 많았고, 사이버도박 202명(21.0%), 마약 66명(6.9%)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이버도박은 지난해 한 해 84명에서 올해 8월까지 202명으로 2.4배 수준으로 늘었다.
검거 증가에는 범죄 자체의 증가뿐 아니라 국제공조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 자체가 늘어난 것도 있겠지만 해외와의 협력이 강화됐다”며 “그동안 공유해 온 첩보들이 실제 검거 성과로 이어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국제공조 조직을 동북아공조계·동남아공조계·미주유럽공조계 등 지역별로 세분화한 뒤 올해 상반기 인력을 배치했다. 시도경찰청 공조 인력과 해외 협력관도 보강되면서 해외에 전달한 첩보를 현지에서 확인하고 검거하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경찰청 국제공조1과 아래 이들 3개 공조계가 각 지역의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을 담당하고 있다.
검거 지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76명이었던 베트남 내 국외도피사범 검거 인원은 올해 1~8월 164명으로 두 배를 넘어섰다. 말레이시아도 25명에서 127명으로 5배 이상 늘었고, 라오스는 32명에서 51명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반면 캄보디아에서는 올해 8월까지 215명이 붙잡혀 지난해 검거된 263명에 미치지 않았다.
경찰은 캄보디아 단속 강화 이후 범죄조직과 도피사범이 주변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도피하는 사람들이 캄보디아에서 주변 국가로 이동하기도 하고, 다른 곳에 있던 사람들도 근거지가 불안해지면서 이동하는 현상이 있다”며 “공항 등에 관련 정보를 공유해 이동 과정에서 검거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외도피사범의 국내 송환도 늘고 있다. 송환 인원은 2021년 373명에서 2022년 403명, 2023년 470명, 2024년 691명, 지난해 828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801명이 송환돼 지난해 전체의 96.7% 수준에 이르렀다.
채현일 의원은 “국외도피사범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국가 간 촘촘한 공조가 중요하다”며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를 끝까지 찾아내 책임을 묻도록 추적·검거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 기자
세줄 요약
- 해외 국외도피사범 검거 8개월 만에 연간 추월
- 사기·사이버도박 중심, 국제공조 강화 효과
- 캄보디아 단속 뒤 주변국 이동 풍선효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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