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귀환어부들 “여전히 피해자일 뿐”…국가배상소송서 보호위반 의무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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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김정호 기자
수정 2026-09-17 17:13
입력 2026-09-17 17:13

항소심, 위자료만 소폭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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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납북귀환 어부들이 50년의 기다림 끝에 12일 오후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납북귀환 어부들이 50년의 기다림 끝에 12일 오후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 납치됐다가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오히려 간첩으로 몰려 반세기 넘게 고통받은 납북귀환 어부들이 국가를 상대로 다시 한번 책임을 물었으나 법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위자료를 소폭 증액하면서도 납북 당시 국가가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7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납북귀환 어부와 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사건 9건에 대해 원고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1심보다 위자료를 소폭 증액했다.

항소심의 쟁점은 납북 당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와 1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적정한지였다.

납북귀환 어부들은 당시 반복적인 어선 납북으로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해군 전력 등을 고려하면 국가가 조금만 적극적으로 대응했어도 납북을 막거나 어부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해상 국방력과 납북 위험의 예견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국가가 어부들을 보호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위자료 액수에 대해서는 피해자별 구체적인 사정과 다른 유사한 과거사 국가배상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1심보다 200만~1000만원을 국가가 더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심 부장판사는 “50년 전에 위법한 수사를 기초로 내려진 유죄판결이 재심으로 시정될 때까지 겪은 불명예와 고통 등에 대해서도 사법부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원고들이) 손해배상 지급 명령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별법 제정이나 여러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서 하루빨리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판결 선고 뒤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피해자시민모임 대표는 “53년 동안 사찰과 감시를 받았음에도 민사소송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계가 여기까지라는 게 굉장히 아쉽고 분하다”며 “법에 품었던 소망이 절단났다.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자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춘천 김정호 기자
세줄 요약
  • 항소심, 국가 보호의무 위반 불인정
  • 위자료는 피해자별 사정 반영해 증액
  • 납북귀환어부들, 여전히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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