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늦출 여유 없다”…정부, 고영향 AI 기준 내년 상반기 구체화
이준호 기자
수정 2026-09-17 16:36
입력 2026-09-17 16:36
확인·책무 가이드라인 개정 착수
내년 1월 목표…늦어도 상반기 공표
실제 사례 반영해 판단 기준 구체화
최근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AI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며 세부적인 AI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 AI의 위험성을 관리할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만들어 AI 기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7일 “고영향 AI ‘확인 가이드라인’과 ‘책무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영향 AI’는 사람의 생명·안전이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AI를 뜻한다. 현재 AI기본법은 에너지·먹는물·보건의료·의료기기·원자력·범죄 수사·채용·대출·교통·공공서비스·교육 등 10개 영역을 고영향 AI의 범주로 규정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이를 더 구체화하는 것으로 AI의 부작용을 차단하는 안전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AI의 부작용 사례를 수집하면서 고영향 AI 판단 기준 구체화에 나섰다. 축적된 사례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반영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년 1월을 목표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영향 AI 가이드라인을 공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AI기본법에 따라 AI 사업자는 자사가 제공하는 AI 서비스가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를 자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자체 판단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과기정통부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만약 고영향 AI로 판단되면 이용자에게 AI를 활용한 서비스라는 사실을 알리고 위험 관리와 이용자 보호, 사람에 의한 관리·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이행해야 한다.
최근까지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은 10여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I 활용이 의료·교통·공공서비스·교육 등으로 확대되면서 고영향 AI 해당 여부를 둘러싼 기업들의 문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런 현장의 혼란과 규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고영향 AI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AI 산업을 둘러싼 ‘속도 조절론’ 논쟁과도 맞물려 있다. 기술 발전을 막는 규제가 아니라 위험이 큰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고 필요한 책임을 부과해 AI 산업 발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속도 조절론’에 대해 “한국은 개발 속도를 늦출 처지가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이 아닌 ‘속도 책임’을 강조했다. AI에 대한 안전·신뢰 장치가 마련되면 AI를 활용한 연구개발과 산업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종 이준호 기자
세줄 요약
- 고영향 AI 기준 구체화 작업 착수
- 내년 상반기 가이드라인 공표 목표
- 속도 조절론 속 책임 규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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