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사상’ 대전 안전공업 참사, 안전 무시한 ‘인재’

박승기 기자
수정 2026-09-17 14:11
입력 2026-09-17 14:11
공장 설비서 고온·마찰로 발화, 발화원 미확인
화재 후 2분여만에 화염·불꽃 휴게실로 ‘유입’
소방수신기 잦은 오작동, 경보 끄고 확인 관행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위험한 작업 환경 개선에 대한 직원의 요구는 무시돼 발화 원인이 됐고, 방화시설은 불법 증축으로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게 됐다.
대전경찰청은 17일 안전공업 참사와 관련해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1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소방시설법 위반과 증거 위·변조 등 혐의로 입건해 이 중 1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송치된 12명은 안전공업 임직원, 1명은 불법 증축한 무허가 건설업체 대표다.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화재 원인 등을 수사해온 경찰과 노동 당국은 공장 설비 작동 과정에서 고온과 마찰·불꽃 등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장이 전소돼 구체적인 공정이나 발화원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불은 공장 내 축적된 찌꺼기·절삭유·기름 미스트 등 가연성 물질과 접촉하며 빠르게 확산했고, 9명이 숨진 채 발견된 불법 증축한 휴게 공간은 방화벽 등 방화구획이 훼손하면서 유명무실했다. 경찰은 화재 후 2분 만에 화염·불꽃이 휴게실로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화재 위험을 알리는 경보기(소방수신기)가 작동했지만 직원이 끄면서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조차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최근 5년간 48회 화재가 공장에서 발생했고 오작동이 일부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화재 경보 시 작업 중단과 대피 등으로 작업 차질이 빚어지면서 2017년부터 경보기를 끄고 확인하는 관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노조와 직원들이 ‘바닥이 미끄러워 낙상 위험이 있다’거나 ‘화재 위험 등에 대비한 환경 개선’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수용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임직원 일부는 손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면하게 하려고 사측의 의무 사안인 안전관리 이행 등을 해왔던 것처럼 서류 등을 위·변조하기도 했다.
노동 당국은 이번 참사가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아닌, 예방할 수 있었지만 경영책임자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이 불러온 명백한 ‘인재’로 규정했다.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수년간 화재가 잇따랐고 폭발 위험이 큰 고위험 사업장으로 경영진이 위험을 인식할 수 있었지만 안전보건 체계가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증축 등 위법 사항에 대해 관계기관의 관리 감독과 조치 등이 적정했는지에 대한 추가 확인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노동 당국도 불법 파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8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손 대표 등 안전공업 임직원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재난 사고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세줄 요약
- 안전 요구 무시와 불법 증축이 참사 원인
- 경보기 무력화와 반복 화재로 대피 지연
- 대표 등 14명 입건, 13명 검찰 송치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경찰은 이번 화재를 어떤 성격의 사고로 규정했는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_v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