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내몬 ‘검사 김민수’ 사칭 조직 총책 잡혔다…보이스 피싱 조직 67명 검거

정철욱 기자
수정 2026-09-17 13:57
입력 2026-09-17 13:57
세줄 요약
-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총책 검거
- 해외 거점 조직 67명 일망타진
- 250명 상대 50억원 편취 혐의
‘검사 김민수’를 사칭한 사기를 벌여 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원 7명을 검거하고 총책인 중국 국적 30대 남성 A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함께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의 6명도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검거해 이 중 5명을 구속했다.
이 조직들은 2015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중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검찰 등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사기를 벌여 250명으로부터 5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20대 취업 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기 조직의 총책이다.
당시 A씨 조직은 대규모 20대 준비생에게 “금융사기 범죄에 계좌가 사용됐으니 누명을 벗고 싶으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고 거짓말하는 방법으로 420만원을 가로챘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전화를 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수법에 속은 청년은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못해 처벌받을 것을 걱정하다 며칠 뒤 사망했다. 이 사건은 청년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경찰은 2021년 해당 조직원들을 검거했으며, 당시에 달아났던 A씨를 이번에 검거했다.
A씨는 이번에도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에게 위조한 공무원증과 인터넷 접속 주소를 보내고, 그 주소로 접속하면 이름과 사건 개요가 적혀있는 가짜 공문서가 보이도록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본인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총책이라는 점은 부인하는 등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B씨 조직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했다. 그런 다음 이전 대출을 먼저 갚은 다음 더 큰 금액으로 추가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대포 통장으로 돈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채팅앱에서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연락했다가 포섭돼 중국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했으며, 사기 실적을 쌓게 되자 중국인과 함께 새로운 범죄 단체를 조직하고, 관리자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외에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 통장·유심, 전화번호 위조 중계기를 공급한 일당 54명도 검거해 이 중 7명을 구속했다. 위조 중계기는 해외에서 발신한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우리나라 휴대전화 번호처럼 보이도록 010으로 보이도록 하는 기계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도피 중인 공범 3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강제 송환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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