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신호 발신 단백질 차단해 암 전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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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17 11:35
입력 2026-09-17 11:35
세줄 요약
  • 장기별 주변 조직 재현 배양 시스템 구축
  • 대장암 세포의 간 전이 초기 적응 규명
  • 생존 신호 단백질 차단 시 생존율 감소
과학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암을 정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사망률 1위가 여전히 암이라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상당수는 원발 종양 때문이 아닌 다른 장기로의 전이 때문이다. 그래서 암 전이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암이 원래 발생한 조직에서 벗어나 낯선 장기에 도달한 다음 어떻게 적응하고 정착하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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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세포의 전이 초기 적응 과정을 분석하는 실험 모식도.
대장암 세포의 전이 초기 적응 과정을 분석하는 실험 모식도. 대장·뇌·간·폐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남은 세포외기질(ECM)로 젤 형태의 배양재료를 만든 다음 환자 유래 대장암 세포를 넣어 작은 종양 덩어리로 자라는 과정과 세포의 유전자 작동이 특정 장기 기질에 맞게 조절되는 ‘후성유전적’ 변화를 비교했다.

UNIST 제공


이런 상황에서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팀은 장기별 주변 조직을 재현한 배양 시스템을 만들어 대장암 세포의 전이 초기 적응 과정과 간 전이 대장암의 취약점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장기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세포외기질만 남겨 만든 하이드로젤에 환자에게서 추출한 대장암 세포를 넣어 배양 시스템을 만들었다. 세포외기질은 세포를 둘러싸 지탱하고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상호작용해 세포 성장과 생존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장기마다 세포외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과 조직 성분이 유사하고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는 돼지의 대장, 간, 폐, 뇌로 4종의 배양 재료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동일한 암세포가 서로 다른 장기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배양 재료에 따라 종양 덩어리의 형성 정도와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후성유전적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다. 암세포가 주변 조직에 따라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할지 조절하며 적응해 간다는 뜻이다. 특히 간 조직 배양 재료에서는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단백질 생성이 늘었고 이를 억제하자 종양 덩어리가 형성되는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암세포의 생존 신호 수신기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약물을 주입하자 암세포 생존율은 크게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조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해 환자의 암이 특정 장기로 전이됐을 때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맞춤형 치료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면역세포까지 함께 배양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장기별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면역항암제의 효과와 독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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