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추진한 33조원 사우디 무기 수출… 美 정보당국은 “안 된다” 제동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17 11:18
입력 2026-09-17 11:18
세줄 요약
- 33조원 사우디 F-35 수출, 정보당국 제동
- 중국 기술 유출·첩보 표적 우려 집중
- 이스라엘 군사 우위 훼손 논란도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240억 달러(약 33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무기 수출 계획이 미국 정보당국의 강력한 제동에 직면했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포함한 첨단 군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사우디 기지에 중국군 접근”… F-35 기술 유출 비상
미국 정보기관들은 사우디에 F-35 전투기 48대와 예비 엔진 등을 판매할 경우 중국의 첩보 활동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특히 국방정보국(DIA)은 사우디 군사기지에 중국 군인 및 관계자들의 접근이 쉽다는 점과 사우디 통신망에 화웨이·ZTE 등 중국산 장비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심각한 보안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첨단 레이더와 감시·정찰 핵심 기술이 중국 측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다.
‘DF-15’ 탄도미사일 실전 투입… 사우디의 ‘위험한 양다리’
미국 정보당국의 이 같은 우려는 사우디와 중국의 은밀한 군사 밀월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우디는 1980년대 중국산 탄도미사일 둥펑(DF)-3A를 비밀리에 도입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중국산 단거리 탄도미사일 DF-15A를 실전 사용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사우디가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가는 이란을 견제하고 안보 자산을 다변화하기 위해 중국산 전략 무기를 핵심 억제력으로 활용하는 ‘양다리 외교’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안보 우려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33조 대박 무기 거래, 2020년 UAE 잔혹사 되풀이되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미를 앞두고 F-35 판매를 약속했고, 지난 6월 미 국무부가 의회에 비공식 승인을 요청하며 속도를 냈다. 그러나 정보당국의 강력한 제동으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과거 2020년에도 아랍에미리트(UAE)에 F-35 수출을 추진했으나,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가 불거진 끝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중동 내 ‘이스라엘 군사 우위’ 훼손 우려도
기술 유출 외에도 중동 지역 내 세력 균형 방침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법적으로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팔 때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중동에서 F-35를 운용하는 국가가 이스라엘뿐이라는 점에서 사우디로의 최첨단 전투기 유입은 지역 안보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의 실적 챙기기와 정보당국의 경고가 충돌하는 가운데 사우디의 대중국 군사 밀착까지 겹치면서 33조원 규모의 대형 방산 거래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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