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 등장한 ‘새 조수’…도구 건네는 휴머노이드

홍윤기 기자
수정 2026-09-17 15:45
입력 2026-09-17 12:01
세줄 요약
- 삼성서울병원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 시연 공개
- 음성 명령·영상 분석으로 도구 전달과 시야 조정
- 의료진 통제 아래 반복 보조 업무 수행 목표
“수술 가위 건네줘.”
수술대 앞에 선 의사의 말에 푸른 수술복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였다. 카메라로 수술 도구의 종류와 위치를 파악한 로봇은 팔을 뻗어 가위를 집어 의료진에게 건넸다. 다른 로봇은 복강경 카메라를 든 채 의사의 음성 명령에 따라 위치와 각도를 조절했다.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맡아온 ‘손’의 일부를 로봇이 대신하는 장면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 일원역빌딩에서 삼성서울병원의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 시연이 열렸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한국형 ARPA-H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레인보우로보틱스 등과 함께 휴머노이드형 수술보조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로봇은 음성 인식 AI와 실시간 영상 분석을 결합해 의료진의 명령을 인식한다. “가위 줘”와 같은 명령을 받으면 카메라 영상에서 해당 도구를 찾아 집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실 평가에서 수술 도구 5종의 집기 성공률은 100%, 전달 성공률은 98.7%였다.
이날 시연에서는 로봇이 수술에 참여하는 두 가지 방식이 공개됐다. 먼저 의료진이 조작 장치를 통해 로봇의 양팔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절개와 박리, 봉합 등의 동작을 수행했다.
이어 로봇 2대가 의사와 함께 수술을 보조했다. 한 대는 음성 요청에 따라 수술 도구를 전달하고 회수했고, 다른 한 대는 복강경 내시경의 시야를 조정하고 조직을 견인했다.
연구진이 목표로 하는 것은 로봇이 의료진을 대신해 수술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통제 아래 반복적인 보조 업무를 맡는 것이다.
정용기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사람이 수술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을 동반하는 영역에서 로봇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더 유리한 수술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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